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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교통과 자전거

사법연수생 5명의 서울 자전거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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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자동차보다는 택시와 오토바이가 더 위험했어요. 버스는 어디에 설지 예상하기 어려웠구요."

사법연수생 최은영 씨는 어제 환경법률센터 연수 프로그램이 끝나고 먼저 이렇게 말했다. 5명의 사법연수원 동기들과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들이 함께 서울의 자전거도로를 2시간 남짓 체험한 직후였다.

이들은 청계천 무료 자전거대여소에서 각자 자전거를 빌려 여러 형태의 자전거길을 체험했다. 천호대로(자전거전용도로)를 지나서 군자역에서 우회전 이후 한강뚝섬유원지까지 이동한 뒤(차로) 한강-중랑천-청계천으로 이어지는 하천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출발지로 돌아왔다.

자전거전용도로인 천호대로에서조차 이용이 쉽지 않았다. 군데 군데 자전거도로의 연결이 끊어진 지점에서 자동차들의 이동이 잦았다. 군자역을 건너려면 자동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전용도로를 지나야했다. 자전거를 타고 건널 수 있는 자전거횡단로 표시가 횡단보도에 있었지만 신호등이 없어 일행은 차량 운전자가 양보를 해줄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더운 날씨와 낯선 경험으로 이동은 더딜 수밖에 없었다. 군자역에 이르러서는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자전거전용도로가 없는 일반 차도를 자전거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소 뒤쳐졌던 참가자는 우려 섞인 질문을 받았다. "괜찮겠어요?" 그는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세종대부터 건대입구역 일대 구간에서 공사가 한창이었다. 자전거가 차량 옆으로 지나갈 여지가 더욱 좁았다. 시내버스가 아슬아슬하게 일행의 옆을 지나갔을 때는 모두들 신경이 곤두섰다. "한강까지 거의 다 왔나요?" 시끄러운 도로에서 대화가 쉽지 않다. 대신 한강공원 표지판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한강공원은 마치 딴세상 같았다. 일행은 편의점 앞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음료수와 간식을 나눴다. 모두의 얼굴은 이미 땀 범벅이다. 그래도 다들 뭔가 해냈다는 표정이 역력했고 구름 낀 오후 한강공원의 여유로움이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것 같았다.

한강 자전거길에서는 대열이 자유롭게 흐트러졌다. 각자 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빠르게 밟으며 앞서 나가기도 하고 나란히 자전거를 달리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구름이 햇볕을 가려줬고 얼굴에 맞는 바람은 선선했다. 도착을 거의 앞두고 일행은 중랑천의 살곶이다리에서 잠시 쉬며 사진 촬영을 했다. 


"이런 식의 자전거도로 확장은 서울시의 무책임이에요. 공무원들이 자전거를 안 타본 거 같아요." 천호대로에서의 체험을 놓고 최은영 씨가 말을 이었다.

사법연수원이 있는 일산에서 사는 참가자들은 공통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자전거를 잃어버렸어요. 지난해 당시 일산에서 자전거 도둑이 한창 유행했죠."

"그래도 자전거 시설이 몇년전에 비하면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요."

참가자들은 힘들지만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담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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