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핵은 답이 아니다

핵발전소로 놀러오세요

반응형
30년 전에 완공되고 단 한 번도 가동되지 못 한 바탄(Bataan) 핵발전소는 운영사인 필리핀전력공사에 의해 오늘날 생태적 관광지로 홍보되고 있다. 관광객들은 발전소를 방문하거나, 바다거북의 산란장이기도 한 인근 해변에서 숙박할 수도 있다.

뉴클리어(Nuclear) 리조트


"이곳은 지구 이쪽 편에서의 유일한 관광 친화적인 핵발전소일 것"이라고 전력공사 대변인 데니스 가나가 <AFP>통신에 말했다. "평소 핵발전소를 볼 일은 드물죠. 원자로는 특히 더 그렇구요 ... 그래서 (바탄 핵발전소 관광은) 아주 스릴있을 거에요."

필리핀 유일의 바탄 핵발전소 원자로 안을 들어가보면, 제어봉(연쇄 핵분열을 일으키는 중성자를 흡수해 반응속도를 조절하는 장치)이 애초 포장된 대로 사용되지 않은 채 비닐에 싸여있다. 전력공사에 따르면, 발전소는 1984년과 1985년 두 차례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사찰을 받은 뒤 핵연료 장착과 시험 가동을 승인 받았다.

하지만 핵발전소 가동은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연기됐다. 단층에 인접해있다는 우려가 그것이었다. 핵연료봉을 판매 처분한 1997년 이후부터는 발전소에서 핵연료인 우라늄이 아예 남아있지 않게 됐다.


위험성 '제로'

전기제어반의 레이날도 푼잘란은 바탄 핵발전소의 중앙제어판을 보여줬다. 에너지 출력 바늘이 변함없이 0을 가리키고 있다.

핵발전소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 시기에 23억 달러를 들여 건설됐다가 1986년 정권이 전복되면서 폐지됐다.

단 1와트의 전기도 생산한 적이 없는 반면, 핵발전소의 유지 관리에는 매년 백만 달러 상당의 세금이 지출된다고 전력공사 핵발전핵심그룹의 마우로 마르셀로 대표가 전자우편으로 밝혔다.


오두막이 늘어선 웨스트넉만의 해변은 과거에 바탄핵발전소 환경감시소(현재는 침대 4개의 게스트하우스)로 쓰이던 곳이기도 하다. 발전소 방문객과 직원 전용인 해변은 바다거북의 산란장으로 두 배로 늘어났으며 웹사이트에 따르면 "당구, 다트, 탁구, 농구장 그리고 노래방과 같은 유흥시설"을 갖추고 있다.

바탄핵발전소 단지 내 위치한 감시탑은 남중국해를 향하고 있다. 2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해변에서는 당일치기 여행자와 숙박객이 샤워장, 배구장, 해상 선착장 따위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보헤미안 휴가



바탄 핵발전소만이 지구에서 유일하게 관람 가능한 핵발전소는 아니다. 체코 공화국의 테멜린 핵발전소(2002년 촬영된 위 사진에서 티네츠 나트 사자보우 마을 너머로 보이는 시설)는 학교와 전문단체에 개방되고 있다(방문자는 음주 측정과 딱딱한 신발을 착용했는지 여부를 검사받는다).

방문하기 전에 알아둘 것은, 2007년 264갤런(1000리터)의 방사성 냉각수가 사우스 보헤미아 핵발전소에서 유출됐다는 사실. 다만 운영사 관계자들은 오염이 처리됐고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하게, 바탄핵발전소의 운영도 안전하다고 감독 관리자는 말한다. "방사성원료에서 나오는 방사능은 없다. 재료가 이미 모두 제거됐기 때문"이라고 전력공사 관계자가 말했다.




수영 금지


스웨덴 국기를 따라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색칠된, 포스막 핵발전소의 원자로는 개방된 관람 시설 중 일부다. 발틱해에 위치한 이 발전소를 관람하는 동안, 방문객들은 보호복을 착용하고 방사선량 계측기를 소지해야 한다.

포스막 핵발전소를 방문하는 인원은 연간 15,000명 남짓. 이와는 달리, 바탄 핵발전소 시설에는 2011년에 3,400명이 방문했다고 전력공사 관계자가 밝혔다.

체코 공화국의 두코바니 핵발전소(그리고 유명한 방문센터)는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200킬로미터 떨어져있다. 2011년 일본 핵 위기에도 불구하고, 체코 정부는 10월 핵발전 확대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대로, 필리핀은 몇 년 전 바탄 핵발전소를 폐쇄했다. 발전소가 지진 단층과 해안에 위치해있다는 이유가 결정에 영향을 줬다. 다만 전력공사 마르셀로 대표는 바탄 핵발전소와 후쿠시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바탄 핵발전소는 "해수면으로부터 18미터 높이에 위치해있다"는 것. 필리핀에서 있었던 쓰나미는 6미터가 최고 높이였다고 그는 말했다. 후쿠시마의 경우도 "고작" 파고가 10미터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진=Jay Directo(AFP/Getty Images), Hans Blomberg via Reuters, Petr Josek, Reuters

이 글은 과거 완공됐지만 가동되지 못 하고 현재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는 필리핀의 바탄 핵발전소를 다룬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아래 기사를 번역해 옮긴 것입니다(수정 2012년1월17일).

번역=이지언(jiean.lee@gmail.com)
 

원문 링크
Nuclear Resort: Come for the Reactor, Stay for the Beach(National Geographic)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travelnews/2012/01/photogalleries/120105-nuclear-resort-philippines-power-plant/#

관련글
2012/01/06 - 오스트리아 대 체코, 국경 맞대고 핵발전소 논쟁 치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