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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일본 출판사들 "핵 안전신화 붕괴" 교과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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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판사들이 지난해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재난에 관한 내용을 새롭게 반영한 고등학교 교과서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정된 교과서는 다음 학년도가 시작되는 2013년 4월에 도입될 것이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지난 2월 21일 일본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의 아카기 초등학교에서 4학년 학생들이 방사선 피폭의 건강영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MIZUHO AOKI PHOTOS


문부교육성에 따르면, 지난 3월 정부의 검정 절차를 통과한 전체 218개 고등학교 교과서 중 2011년 3월1일 재난 관련 수정 요청은 53개에 이른다. 문부교육성은 해당 요청을 모두 통과시켰다.


수정된 내용을 보면, 핵발전과 관련된 "안전 신화"의 붕괴나 음식에 대한 방사능 안전기준, 부흥청의 신설과 관련된 언급이 추가됐다.


시미즈 쇼인사의 "세계사 A"에는 1986년 일어난 체르노빌 핵사고 사진 대신에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진으로 대체하고 "원자로 건물이 붕괴되고 방사성물질이 광범위한 지역으로 유출돼 많은 사람들의 삶에 여전히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 붙었다.


'핵 안전신화 붕괴'가 교과서 수정에 반영


다이치 가쿠슈샤사의 "정치·경제"와 도쿄 쇼세키사의 "현대사회"를 보면 후쿠시마 재앙으로 핵에너지의 "안전 신화"는 무너졌고 에너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서술이 나온다.


카이류도 출판사의 "기초 가정"에는 우유는 킬로그램당 50베크렐 그리고 일반 음식물은 100베크렐으로, 음식물에 대한 방사성 세슘 섭취기준을 그래픽 삽화가 포함됐다. 


물론 모든 출판사들이 지난해 일어난 핵재앙을 교과서 수정에 반영한 것은 아니다. "가정" 과목의 경우 방사능 영향을 다룬 출판사는 10개 중 오직 1개에 불과하다.


한 출판사의 편집자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식품 안전이라는 주제로 이 문제를 다루고자 했는데, (방사능) 건강영향이 분명하지 않아서 그러지 못 했다"고 전했다.


다른 교과서 출판사 관계자는 후쿠시마 위기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학생들이 핵발전과 방사능에 관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단지 일반적인 정보를 기술했다"고 밝혔다.


사이타마현의 한 고등학교에서 실시되는 현행 물리학 수업에서도 방사능에 관한 주제는 원자핵에 대한 일반적 설명에 그치고 있다.


해당 교사는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현재 교재로는 방사선에 관해 배우기가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교과서는 일정 기간에만 활용된다. 핵 재난과 관련된 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문제를 즉각적으로 다룰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후쿠시마에서는 교사가 직접 만든 대안 교과서를 가지고 학생들을 교육하는 사례도 있다.


"아이들 스스로 방사능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


후쿠시마 핵발전소와 6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고리야마시의 아카기 초등학교 학생들은 선생님이 만들 그림책으로 방사능에 대해 공부한다.


교사 반나이 토모유키 씨는 아이들이 방사능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방사능에 지지 않아!"라는 책(사진)을 쓰게 됐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의 초등학교 교사 반나이 토모유키 씨는 자신이 만든 방사능 교육자료를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클릭하면 확대). 사진=아사히신문 자료


아이들은 세슘과 칼륨의 차이점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세슘은 다르비슈(일본의 야구선수)이고, 칼륨40은 (학급 친구인) 쇼고와 같아요"라고 한 학생이 말한다. "세슘이 더 아파요."


선생님이 음식물에 방사성물질이 들어있다면 어떡해야 하냐고 묻자, 학생들은 방사능에 아이들이 더 취약하기 때문에 되도록 방사선이 낮은 음식을 골라야 한다고 답한다.


반나이 씨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능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규칙을 만드는 대신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고민을 트위터로 전송했는데 삽화가 유기 미사토 씨로부터 응답을 받았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선을 '붉은 방울'로 표현한 연작물을 발표해왔다.


이 교과서는 인터넷으로 배포된 데 이어 지난해말 한 출판사에 의해 판매되고 있다. 반나이 씨는 자신의 책을 문부과학성이 펴낸 방사선 보충읽기자료를 보완하는 자료로 수업에 활용 중이다.


한편 한국 원자력문화재단은 지난해 후쿠시마 재앙에도 핵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서술하는 교과서 수정 요청을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언


링크

Fukushima students use teacher's picture book to learn about radiation, The Asahi Shimbun(Feb 04, 2012)

http://ajw.asahi.com/article/0311disaster/fukushima/AJ201202040001


Children taught radiation studies, The Japan Times(March 24, 2012)

http://www.japantimes.co.jp/text/nn20120324f1.html


Disaster poses difficulties for textbook makers, The Yomiuri Shimbun(Mar. 29, 2012)

http://www.yomiuri.co.jp/dy/national/T120328005559.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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