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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교육

우리 학교에서 새어 나가는 에너지를 찾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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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산고 에너지 성능 '상대적 양호'

◇ 교실-복도 창호 성능 높이는 등 시설 보완책

출입문 닫아서 '따뜻한 복도' 만드는 실천 함께 해야

◇ 창호와 문 틈에 문풍지나 단열 에어캡 활용 추천


이번주 월요일(29일) 삼각산고등학교 에너지 진단에 대한 결과 브리핑이 있었습니다. 에너지 진단 전문업체인 (주)두꺼비하우징에서 24일 실시한 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삼각산고 환경동아리 학생들과 담당 교사 그리고 서울환경운동연합이 함께 에너지 절약 대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붕, 외벽과 같은 틈새는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좌우합니다. 열이 외부로 쉽게 드나들지 않는 정도를 말하는 기밀도는 건물 에너지 소비의 5~40% 가량을 차지합니다. 이경탄 (주)두꺼비하우징 주택에너지진단사는 "건축물의 기밀도가 낮으면 창을 활짝 열고 냉난방을 하는 꼴"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에너지 진단은 건물 전체가 아닌 한 개의 교실을 대상으로 한 '부분 진단'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부분 에너지 진단은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들지만 전체 진단에 비해 건물의 온전한 성능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방 한 개에 대해 부분 진단을 하는 경우, 환풍구나 배선 따위로 옆 공간과 공기가 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공 하자나 소음 등 문제를 찾아내는 데는 유리합니다.


천장이나 벽체 등 단열재를 꼼꼼하게 처리하지 않는 경우가 보통인데, 삼각산고는 이 점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교실과 복도 그리고 교실과 교실 사이에 약간의 틈새는 확인됐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시간당 공기 환기량을 보여주는 지표는 22.18회로 나타났습니다. 인공 환풍기를 사용해 특정 공간에 바람을 넣거나 빼는 방식을 통해 기밀성을 확인하는 이 수치는 낮을수록 기밀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주)두꺼비하우징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축 아파트의 경우 이는 3-4회, 오피스 건물은 6-7회를 나타냅니다. 패시브하우스로 인정 받으려면 환기량은 0.6회 이하로 떨어져야 합니다.


삼각산고는 환기량 수치가 높지만, 부분 진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럼에도 복도 쪽 창호의 기밀성이 낮은 점이 주요했던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정미숙 삼각산고 교사는 "다가오는 겨울철을 대비해 에너지 절약 아이디어를 모아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날 제안된 창문 단열재 부착을 일부 교실에 시범적으로 도입해보고 가정에서도 실천해보자는 것입니다. 에너지 진단에서 그치지 말고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풍지나 단열 에어캡(일명 뽁뽁이)와 같은 재료는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런 재료를 창문이나 문 틈새를 막아주면 누구나 가정과 교실에서 간단한 단열 시공을 할 수 있습니다.


교실과 외부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교실과 복도 그리고 복도 자체에도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삼각산고는 24시간 지열 가동을 통해 복도에 냉난방 공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복도의 현관 문을 무심코 열어둔다든지 하면 열기나 냉기가 쉽게 빼앗겨버릴 수 있습니다. 교실과 복도 사이의 기밀성이 낮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런 습관은 정말 낭비이기 때문에 교직원과 학생들이 출입문을 잘 닫는 행동을 통해 복도를 쾌적한 공간으로 만드는 일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날 보너스는 건축사와 에너지진단사로부터 직접 듣는 건축물 에너지 분야의 '진로 탐색' 정보였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분야의 전망은 매우 밝다는 것. 정부 정책 변화로 에너지 진단과 에너지 고성능 건축재료 등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시장이 커질 것은 분명합니다. 반면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아직은 적습니다.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학교와 교수진을 잘 탐색하고 그에 맞춰 에너지 전문학과나 건축물리학 같은 전공을 선택해보세요.


이경탄 (주)두꺼비하우징 주택에너지진단사가 29일 삼각산고 에너지 진단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경탄 (주)두꺼비하우징 주택에너지진단사가 29일 삼각산고 에너지 진단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복도 쪽 창문과 출입문은 틈새 등으로 교실 내 기밀성을 떨어트리는 주요 원인으로 평가됐다.


정미숙 삼각산고 교사(오른쪽)가 에너지 진단 결과 내용에 대해 질문과 의견을 말하고 있다.


김미정 (주)두꺼비하우징 건축사(오른쪽)가 에너지 절약을 위한 실천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글·사진=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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