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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탈바꿈] 탈핵 입문서로서 좋은 덕목 두루 갖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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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바꿈: 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 탈바꿈프로젝트 지음, 오마이북 펴냄


2007년 정부가 고리1호기의 수명연장 심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저항은 약했다. 7년이 지난 지금 핵발전소의 계속가동 여부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후쿠시마 사고, 밀양 송전탑 싸움, 삼척 주민투표, 방사능 오염, 핵발전소 납품비리와 같이 곪아있던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지난달에는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위해선 주민의견을 수렴하도록 정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핵발전소는 유례없이 사회적 감시 아래 놓이기 시작했다. 탈핵운동의 값진 성과다. 과거처럼 정부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위기를 자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탈핵운동은 더 쉽고 간단해질 필요가 있다. 대중적 기반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다. 핵산업계는 소수의 관료와 전문가 집단에 의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한편 ‘대국민 홍보’를 통해 핵발전소를 긍정적으로 포장해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원자력 신화’에 균열을 만들기 위해선 탈핵운동도 전문적 논쟁만큼 시민 교육에도 공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원자력홍보관에서는 말해주지 않는 핵발전의 진실을 전달하고 함께 토론할 수 있게 만드는 일 말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여러 권의 ‘탈핵’ 책이 출간됐지만 <탈바꿈: 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은 교과서로서 훌륭한 미덕을 갖췄다. 이 책의 강점은 핵발전의 실체와 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충실하게 정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수의 인포그래픽과 다양한 참고자료 목록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한 두 명의 작업으로는 해내기 어려웠을 높은 완성도는 집단지성의 결과다. 이 책의 출간을 위해서 ‘탈바꿈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21명의 필자와 인포그래픽 팀이 참여했다.


탈핵과 에너지 전환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개인이나 모임이 있다면 이 ‘친절한 탈핵 입문서’를 꼭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지언


이 글은 <탈핵신문> 2015년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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