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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8월 지리산에 다녀와서(3부·끝) 이번엔 작은 계곡이 보입니다. 저는 칠선계곡에 갈 수 없으니, 여기서라도 지리산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겠다 싶었죠. 도보여행자들에게는 이것보다 더 좋은 게 없을 것입니다. 처음엔 모두 가만히 발을 담그고 과일 따위를 먹을 뿐이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슬슬 장난기가 발동합니다. 기왕 물을 만난 김에 아예 목 아래까지 잠수하기, 나뭇가지 흔들어 잎과 부스러기 떨어뜨리기, 물 장난치기 따위의, 계곡에 오면 으레 하는 놀이를 하며 잠시 행복해합니다. 저의 눈엔 마치 '풀밭 위의 점심식사'를 계곡버전으로 옮겨놓은 듯 보이네요. 시원한 물을 만나 즐거운 데에는 '나이'도 없습니다 -.- 오히려 더 즐거워하시는… 물에 젖은 발을 굳이 말릴 틈도 없이 아예 맨발로 흙길을 걷습니다(굳은살 필수). 그런데 조금 더 걸어.. 더보기
8월 지리산에 다녀와서(2부) 10시반에 마을 앞에 서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일행 모두가 발걸음을 바삐 옮겼습니다. 특별한 계획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우리는 버스 안에서도 여행일정과 경로를 놓고 서로 '토론'을 했어요. 옆에서 대표님이 가까운 칠선계곡을 넌지시 추천해주십니다. 한국의 3대 계곡 중 하나라는데, 아 더구나 이렇게 화창한 날에, 가고 싶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창원마을을 출발한 우리는 인월에서 버스를 내려서 지리산 옛길 중 하나를 택해서 '집'으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걸어서 5-6시간 거리라고 하네요. 그런데 예전에 옛길을 걸어봤던 분들이 너무 무리라면서, 중간지점인 매동까지만 와서 버스를 타고 돌아가자고 제안합니다(결국 이 제안은 실상사까지 방문해 버스로 돌아가는 일정으로 다시 수정됐습니다!). 인월에서 내렸다면, .. 더보기
8월 지리산에 다녀와서(1부)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지리산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20일부터 있었던 2박3일 동안의 여정 중에서 첫 이틀 동안의 에피소드들을 사진과 함께 정리해봅니다. 서울을 출발한 것은 목요일 오후 5시가 넘어서였습니다. 운전은 박용성 팀장님과 염형철 처장님이 번갈아가며 맡았고, 뒤에는 김영숙, 이지언, 김희경, 김창민, 신재은 활동가 5명이 탔습니다. 도시를 지나 전라도에 가까워졌을 때였을까요. 해가 질 무렵 하늘이 더 어두워지더니 잠시 뒤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앞유리창에서 와이퍼가 빗물을 분주하게 닦아내는 동안, 무서운 이야기에 대한 욕구가 꿈틀거립니다. 김영숙 활동가가 전해 들은 이야기를 하나 꺼내더군요. 지리산에서 일행이 길을 내려오는데 하얀 소복의 할머니가 빠른 걸음으로 앞장서 내려가길래 따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