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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일본 여성작가 쓰시마 유코 “한국도 원전 폐지 운동을 시작해 주십시오”

지난 목요일 전기가 끊긴 이바라키현 가마이시의 한 대피소에서 촛불 아래 둘러앉은 가족이 저녁식사로 주먹밥을 먹고 있다. 사진=나오코 가와무라/아사히신문

오늘자 한겨레 신문은 일본의 여성작가 쓰시마 유코(律島佑子)의 대지진 체험기를 담은 기고문을 소개했다. 도쿄에서 그는 일주일간 지진과 정전을 겪고 원전사고 소식을 들으면서 느꼈던 매일의 불안과 분노를 생생하게 전했다.

링크
일본 작가가 겪은 대지진 악몽, 노 모어 후쿠시마! (한겨레,2011년3월26일)

지진 피해를 겪고 몇일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큰 지진피해로부터 나흘이 지나 되돌아보면, 처음에는 누구나 현실감각이 없어 단지 꿈을 꾼 것 같은 마음으로 눈물도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단지 나쁜 꿈이 계속되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매일 망연하게 지내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괴로운 현실은 오히려 이제부터 우리들의 몸에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나흘 동안 정전과 교통마비로 혼란스러운 도시의 풍경을 전했다면, 240킬로미터 북쪽에 떨어진 후쿠시마 원전의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자 공포가 더해졌다. 원전에서 3번째 폭발이 일어난 15일에는 이렇게 기록됐다.

"이제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믿고 있었는데 원전은 더욱 심한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도쿄전력은 무엇하고 있어”라고 모두가 불신과 분노에 차 거친 목소리로 말하면서 자신의 공포를 얼버무리게 됐습니다."

"이런 지진국에서 원전이라니 도대체 말도 안 된다"
다시 이틀이 지나 17일 목요일. 원자로의 불이 여전히 꺼지지 않고 현실로 드러난 방사능 공포 앞에서 그는 어떻게든 사태가 수습되길 기원한다.

"원전 상황은 계속 악화됐습니다. 우리들은 원전 개발자에게 화를 내거나 “어떻게든 해주세요”라고 빌며, 집에 있어도 안절부절못한 채입니다. 이런 지진국에서 원전이라니 도대체 말도 안 된다며 우리들의 분노도 폭발 직전입니다만, 지금은 원전 피해가 더는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우선이고, 분노는 그다음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쓰시마 유코(사진=한겨레)

그리고 바로 어제 금요일. 후쿠시마 원전이 국제핵사고등급에서 6등급으로 상향조정돼, 체르노빌 사고에 이은 최악의 핵사고로 알려진 스리마일 사고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 확인된 날이었다.

"대지진으로부터 일주일이 지나 지진 발생 시각에 희생자에 대한 묵도가 진행됐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스리마일섬 사고와 같은 수준이라 알려졌는데 너무나 한심해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는 원전사고가 어느정도 수습되면 '자연을 모독하는 원전'을 더 이상 짓지말고 전기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생활로의 변화를 노력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이어서 "한국에서도 아무쪼록 원전 폐지 운동을 시작해주십시오"라고 호소한다.

“원전이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선다면, 앞으로 결코 원전처럼 자연을 모독하는 것은 지구상에서 사용하지 않을 것, 이를 위해서라면 전기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노력하자”고 호소하고자 합니다.

한국에서도 아무쪼록 원전 폐지 운동을 시작해 주십사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잖아도 자연재해는 무서운 것입니다. 게다가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원자력에 의존하는 생활은 역시 너무 불손한 것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고노동의 방사성물질이 확산된 것으로 알려진 후쿠시마 현과 인근지역은 다시 생명이 되살아날 수 있게 복구될 수 있을까. "자연에 대한 경외의 마음을 회복하자"는 그의 간절한 외침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이번에 파멸적인 피해를 당한 산리쿠 해안은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지방입니다. 다시 그 아름다움을 되찾아 사람들이 조용히 살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다른 피해지역을 포함해(후쿠시마, 이바라키도 맛있는 수산물이 풍부하고 목장도 많은 곳입니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들의 따뜻한 위로의 말씀과 지원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사람이 본래 갖는 상조의 마음의 존귀함을 일본의 우리들은 매일 가슴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을 향해 우리들은 슬픔과 분노를 함께 소리 높여 전하지 않겠습니까. 노 모어 후쿠시마!(No more Fukushima!)"

원전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단지 환경운동가들만이 아니다.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각계각층에서 핵에너지의 위험성을 자각하자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아래는 언론에 소개된 국내 작가들의 목소리다.

소설가 공지영 “인간의 오만함이 이런 재앙을 불러왔어요. 핵에너지가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로 확인된 거죠.” “전세계가 우주개발과 무기개발 비용의 반만이라도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써야 합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68835.html

작가 목수정 "한 나라에서 일어난 재해가 지구 전체를 공포에 떨게 하는 건, 물론 그 폐해의 끝을 짐작도 할 수 없는 원전이 내포하고 있는 본질적 위험에서 기인한다." [목수정의 파리통신] 프랑스, 거센 원전 반대의 목소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182017105&code=990000

소설가 김지숙 "아직도 원자력 글짓기 같은 행사가 계속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원자력이 안전하다는 말을 쉽게 믿어버릴 청소년은 거의 없을 것이다. 뉴스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공포를 보았으니까 말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6101838295&code=990000

여러분도 위와 같은 목소리에 동참한 사람들을 알고 있나요? 그렇다면 아래 댓글을 남겨주세요. 업데이트로 추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