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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선량 최고치… 노동자 피폭 심각!

사고로 가동이 중단된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인 동경전력이 토요일 어제 원자로 1호기 건물 내에서 방사선량이 시간당 최대 4000밀리시버트(mSv)까지 이르렀다고 밝혔다.

지난 금요일 원자로 1호기 건물 안으로 로봇을 보내 계측된 이 방사선량은 현재까지 원전 내부의 대기 측정값 중 최고에 해당한다고 일본의 언론이 전했다.

같은 날 지하실에서 분출되는 증기가 건물 1층으로 유입되는 것을 동경전력이 확인했다. 연기로 자욱한 건물 내부에서 파이프가 나와있는 틈새를 통해 증기가 바닥에서 휘감아 올라오는 흐릿한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1호기 내부의 영상 이미지. 지난 3일 건물의 1층 바닥의 틈새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사진=동경전력/AP

노동자가 이렇게 높은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최대 피폭선량인 250밀리시버트에 이르는 시간은 채 4분도 걸리지 않는다.

방사선이 계측된 지점은 원전 건물의 남동쪽 구석으로, 동경전력에 따르면 고무마개에서 증기가 새는 것으로 보이며 파이프에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데 쓰인 고농도의 방사능 폐수가 건물 아래의 압력제어실에 축적됐고, 증기가 여기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운영사측은 보고 있다.

동경전력은 원전의 해당 지역에 노동자들을 배치할 계획이 없으며 이후 상황의 변화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고농도의 방사능에 피폭되는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도 동경전력 소속 노동자 2명이 기준치에서 크게 웃도는 방사선량에 피폭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경우 한 명은 최대 650밀리시버트에 피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를 당한 2명은 지난 3월11일 대지진 이후 원자로의 중앙제어실이나 원자로와 다소 떨어진 건물에서 작업해왔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내부 피폭 수준 '심각'
동경전력이 노동자 2명의 갑상선에서 정상수치 이상의 내부 피폭량이 발견됐다고 보고받은 것은 지난 5월30일. 이들은 의료 검사를 받기 위해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로 이송됐고, 동경전력은 결과를 받은 지난 3일 발표했다.

검사 결과에 따르면, 30대 남성은 210-580밀리시버트, 40대 남성은 200-570밀리시버트 수준으로 내부 피폭됐다.

또 각각 73.71밀리시버트와 88.70밀리시버트씩 외부 피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중앙제어실 안에서 노동자들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사진=원자력안전보안원(NISA)

방사선 피폭은 피부로 직접 노출되는 외부 피폭과 호흡이나 음식물 섭취 등으로 체내로 축적되는 내부 피폭으로 구분한다. 이 둘을 합해서 계산했을 때 2명의 피폭량은 원전 노동자의 연간 피폭선량 기준은 250밀리시버트를 크게 웃돈다.

후쿠시마 사고 직후인 지난 3월16일, 일본 정부는 원전 노동자에 대한 연간 피폭량 기준을 기존의 100밀리시버트에서 2.5배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사전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2명의 노동자들은 3월13일 안정 요오드제를 두 알씩 한 차례 복용하고 이후 전혀 복용하지 않았다. 안정 요오드제는 위험한 방사선 요오드가 갑상샘에 축적되는 것을 예방해주는 약물로 예상되는 피폭 직전에 복용하게 돼있다.

대다수 원전 노동자들, 내부피폭 검사조차 받지 않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이 예상을 벗어나 장기화되자 일본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3월19일에서야 노동자들에게 요오드제를 꾸준히 복용할 것을 권고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2명과 유사한 작업을 했던 동경전력 노동자들이 현재까지 13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동경전력은 자체 조사에서 20밀리시버트를 초과해 내부 피폭된 노동자가 52명에 이르고, 이 중에서 100밀리시버트를 초과한 경우는 3명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현재까지 사고 수습 작업에 참여한 7800명의 노동자 중에서 내부피폭 검사를 받은 사람은 1800명에 불과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체내 방사선 검사에 필요한 전신계측기를 동경전력는 몇 기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온도와 습도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마스크와 방호복을 입은 채 작업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감당할 물리적 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다.

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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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 [분석]일본 학교의 피폭한도 상향조정 논란
2011/03/28 - 원전 하청노동자, 그들이 방사선에 피폭된 진짜 이유

링크
일본 원전작업원 건강관리도 엉망(한겨레, 20110531)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48061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