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 여성위원회(위원장 문수정)는 매달 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발생을 저감할 수 있는 생활 행동 수칙을 정하고, 이를 시민들과 함께 실천하는 ‘착한도시 서울 만들기 시민행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실천 행동은 “지구를 살리는 착한 여행을 즐겨요”입니다. 여행경로 이동은 대중교통으로 계획하자 ⓒ워크홀릭=백진철 가을에 걷기 좋은 길, 제주 올레 ⓒ오마이뉴스=조경국 밴쿠버 교외 딸기 농장에서 주민이 직접 딸기를 따는 모습. ⓒ프레시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디로, 누구와 함께, 어떤 여행을 떠날지 계획하고 계신다면, 이번 휴가는 “지구를 살리는 착한 여행”을 다녀오세요.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떠나는 여행보다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국내여행을, 국내 여행을 떠나신다면 자가용 보다는 대중교통을,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역에 도착하셨다면 동네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걷기와 자전거 여행을 준비해 보세요. 페트병에 담긴 생수를 사마시기 보다는 개인물병을 준비하고, 간편한 인스턴트 먹을거리 보다는 지역 재래시장을 이용하거나 토속 음식을 맛보는 건 어떨까요? 부채와 손수건, 장바구니를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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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맘 여성위원회가 말하는,
지구를 살리는 착한 여행을 즐기는 다섯 가지 방법!
하나, 대중교통으로 국내 여행하기
자료 출처: 월드워치연구소
둘, 걷기와 자전거로 즐기는 여행
제주어로 ‘거릿길에서 대문까지의,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 올레길(http://www.jejuolle.org)도 좋고, 지리산 둘레 3개도(전북, 전남, 경남), 5개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16개 읍면 80여개 마을을 잇는 300여km의 장거리 도보길인 지리산 길 탐방(http://www.trail.or.kr)도 해볼만하다. 자연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는 휴양림(http://www.huyang.go.kr)을 걸으면 삼림욕과 함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탐방 안내 시간을 잘 맞추면 숲 안내자로부터 숲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셋, 지역 먹을거리와 함께 해요
요즘은 콘도나 펜션에 취사도구는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 직접 해서 밥을 먹을 거라면 여행지에 도착해 지역의 재래시장이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마트가 아닌 지역의 마트를 방문해 보자. 재래시장에는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농수산물 등 특산물도 알 수 있고, 나이 지긋한 분들께 여쭈어보면 지역의 고유한 요리법도 알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정선 5일장은 이미 대표적인 여행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역의 장에서 장을 본다면 푸드 마일리지도 줄이고, 여행 짐도 줄이고, 또 지역 경제도 살리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직접 밥을 해 먹지 않을 것이라면 지역의 대표적인 토속 음식을 맛보자. 지역에 내려가면 그 지역의 특산물 등을 활용한 음식점 등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 음식점 중에서 지역에서 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집을 찾아가 보자. 일본에서는 ‘지산지소’ 운동이 있는데, 이 중 음식점에서 지역의 식재료를 많이 이용하는 곳에 ‘등’을 달아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등이 여러 개 많이 달릴수록 그 음식점은 지역에서 난 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곳이고, 이들 식당을 많이 이용하는 것은 지역 먹을거리를 살리는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된다. 지역에서 난 먹을거리로 만든 토속 음식점이라면 더 신선하고 가까운 지역의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넷, 전자제품 없는 여행
요즘 여행의 필수품 리스트에 등장하는 것들이 있다. 사진을 찍는 디지털 카메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 틈나는 시간에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게임기, 휴대폰은 여행을 떠날 때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덩달아 따라오는 충전기와 부속품 등도 작은 가방에 하나는 된다. 여기에 더해 여행지에서도 변함없이 무심코 틀어놓는 텔레비전, 우리 집도 아닌데 전기 요금 걱정 없이 틀어보자며 틀어놓는 에어컨. 이 모든 것들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석유 에너지요, 발생시키는 것은 온실가스다. 여행을 가는 며칠만이라도 전자제품에서 벗어나 보자.
우선 텔레비전에서 벗어나 보자. 특별히 볼 것도 없는데 틀어놓거나, 리모컨으로 이리저리 돌려보지 말고, 텔레비전을 끄자. 핸드폰 없이 며칠 지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다소 불안하겠지만, 핸드폰에 매어 살던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게임기를 손에서 놓게 하자. 컴퓨터나 게임기, 텔레비전이 없는 여행은 오히려 그 지역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게 하고, 가족간 이야기를 늘리고, 재미있는 창발적인 놀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부채도 잊지 말자. 잠깐 더위를 피하려 에어컨을 찾기보다는 부채 하나면 햇볕도 막고,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는데에도 충분할 것이다.
다섯, 일회용품 없는 여행
집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일회용품을 여행을 가면 무척 많이 사용하게 된다. 짐을 싸기 위해 비닐팩이나 지퍼백을 사용하기도 하고, 일회용 컵이나 수저, 접시 등도 흔히 사용하는 품목이다. 이것저것 물건을 사게 되면 비닐봉투도 쓰게 되고, 일회용 물티슈며 휴지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사용한 일회용품은 여행지에 쓰레기만 남고 오게 된다. 내 가방은 가벼워질지 모르지만, 내가 버린 일회용품은 그 지역에 고스란히 환경 부담으로 남게 된다. 일회용품 없는 여행, 출발 전 약간의 수고로움으로 해결할 수 있다.
텀블러 등 개인 물병을 꼭 챙기자. 이거 하나면 일회용 컵 사용도 줄일 수 있고, 페트병 생수도 줄일 수 있고, 음료 등으로 지출되는 소소한 경비도 절감할 수 있다. 장바구니를 하나 챙겨 가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행에서 늘어난 짐을 담을 수도 있고, 여행 중 보는 쇼핑에도 도움이 된다. 자연히 비닐봉투는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일회용 휴지와 물티슈 보다는 손수건을 여러 장 챙기자. 땀을 닦을 때 무엇보다 요긴하고, 쌀쌀한 날씨엔 목에 두를 수도 있다. 짐을 챙길 때는 작은 가방을 이용합시다. 지퍼백이나 위생봉투 보다는 작은 주머니를 직접 만들거나 구비해서 가방을 챙기면 종류별로 짐을 챙기기도 편하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는 일상 용품을 정리할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칫솔, 치약, 샴푸 등도 다회용으로 가져가자. 여행지에 비치되어 있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지에서는 일회용 식기나 수저 보다는 콘도나 펜션에 비치되어 있는 물품을 100% 활용하자. 콘도나 펜션의 경우 대부분 취사용 기구와 그릇이 비치되어 있지만, 이마저도 불편하다고 일회용 그릇이나 수저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끼리 역할을 분담해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는 수고로움을 나눈다면 일회용 그릇이나 수저는 불필요하다. 혹시 선물을 구매할 땐 과대 포장 쓰레기는 되돌려 주고 오자. 불필요한 포장은 받는 사람도 반갑지 않을 것이다.
서울에서 지구온난화를 일으킨 주범은 누구일까? 산업화로 인한 공장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일까? 혹시 나로 인해 지구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본 시민은 있을까?
2007년 5월 환경부가 발표한 설문조사를 보면 기후변화에 대해 인식하는 국민은 많지만 인식의 깊이가 얕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9명은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지만 기후변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수송(58.6%), 산업(30.0%), 발전(7.6%)이라 응답했다. 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에너지 부문 배출원은 발전(34.0%), 산업(31.4%), 수송(21.0%), 가정(9.8%) 순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서울은 전력 자립률이 2.2퍼센트(2005년)로 경기도를 제외하고 전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도시다.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2004년 기준)은 가정·상업·공공 43퍼센트, 수송 40퍼센트로 비산업 부문과 도로·비도로 이동오염원 부문에서 높았다. 이는 서울시가 다른 도시에 비해 많은 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차량 보유 대수가 높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서울은 전력이 타 지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전력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 가스량이 서울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2007년 서울시는 ‘서울 친환경 에너지 선언’을 통해 1990년 기준으로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에는 20퍼센트, 2020년에 25퍼센트까지 저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서울시의 온실가스 저감 목표는 선언적 수치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민·기업·지자체의 협력 프로그램이 없어 달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았다. 온실가스 저감은 시의 선언적 선언보다는 지역주민과 함께 지역에 맞는 특화된 에너지 계획을 수립하고 중앙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연계해 나갈 때 효과적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활동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쌓여서 내 지역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이 문제를 스스로 파악하고 각각의 기업, 학교, 가정에서 실천 행동을 해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성위원회가 제안하는 ‘착한 도시’는 에너지 절약형 도시, 에너지 자립형 도시를 의미한다. 특히, 에너지 소비가 중심인 서울의 경우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에너지를 소비하며 살았던 삶의 방식에 대한 자각과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착한 도시 서울 만들기 시민행동’은 지역을 지속가능하게 만들어 가기 위한 애정을 가진 지역민들이 작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삶의 자세’를 바꾸려는 행동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프로그램은 에너지 절약형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시민들이 무엇을 어떻게 소비할지를 놓고 이웃과 지혜를 모으는 시작이 될 것이다.
<착한도시 서울 만들기 시민행동>
- 1. 손수건을 사용해요.
- 2. 상자텃밭으로 도시에 생명을 키워요.
- 3. 환경오염의 주범, 페트병 생수를 줄여요.
- 4. 착한 여행을 즐겨요.
글 =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 / 벌레먹은사과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