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에서 초대형 석탄 화력발전소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올해 4월 세계은행(World Bank)은 4800메가와트 규모의 석탄 발전소를 추진 중인 남아공의 국영 전력회사 에스콤(Eskom)에 37억5천만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에스콤은 쿄토 의정서의 청정개발체제(CDM)에 의한 탄소 배출권 인증까지 기대하고 있다. 석탄발전소에 에너지 효율기술을 적용해 '더 깨끗하게' 운영한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초임계 기술을 적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5퍼센트 저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탄소 포집저장 기술의 적용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에스콤은 '효율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는 강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메두피(Medupi) 발전소는 원자력발전소 4개를 붙인 정도의 어마어마한 규모다. 한 해 최소 2천5백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발전소 건립을 위해 세계은행의 지원이나 탄소 배출권이 허용돼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남아공의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로부터 제기돼왔다.
세계은행은 빈곤 퇴치와 에너지 접근권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워 왔다. 세계은행은 올해 4월만 47억 달러를 화석연료 지원비로 내놨다. 여기서 대부분은 중간 소득 수준의 국가들에서 석탄 비용으로 쓰였다. 환경단체는 대형 발전소의 등장으로 인한 값싼 전기 공급의 최대 수혜자는 다국적 기업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앵글로 어메리칸과 같은 기업은 이미 값싼 전기의 이익을 누리고 있다.
청정개발체제(CDM)에 대해 지속적인 반대 활동을 해온 카렌 오렌스타인(Karen Orenstein) 지구의 벗 미국 대변인은 에스콤의 사례을 CDM의 심각한 헛점을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그는 "CDM은 오염을 상쇄시키는 대신 사실상 가중시킬 것"이라며 기후변화에 관한 입법 과정에서 미국 의회 역시 탄소 상쇄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영문)
New South African Coal Plant Seeks Emission Credits for 'Cleaner' Coal [링크]
보고서
Capitalizing on Climate:
The World Bank’s Role in Climate Change & International Climate Fin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