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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교통과 자전거

자전거 타고 대중교통 환승하기 너무 어려워

자전거 경사로 설치 지하철역 14%에 불과
서울시 지하철 자전거 휴대 탑승 시범운영 실효성 의심

서울에서 자전거 타기 불편한 진실(2)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9월 한 달 간 서울 시내에서 생활 속 단거리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얼마나 편리하게 탈 수 있는지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자전거 시범학교 안전성, 기초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의 자전거 시설 현황, 대중교통연계 방안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는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기 불편한 현실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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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 자전거도로 없는 서울시 자전거 시범학교 실태

지하철 열차 안 자전거 휴대승차 안내문


서울시는 자전거 이용을 생활화하기 위해 대중교통 연계성을 강화하고자 자전거이용시설 정비 사업을 추진하여 지하철역 주변을 중심으로 자전거보관대를 확충하였다.

서울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 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자전거와 지하철 연계를 편리하게 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지하철 자전거 휴대승차 시범시행’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일, 공휴일에 한하여 전동차의 맨 앞·뒤 칸에 자전거 휴대승차를 허용하고 40여개의 지하철역에 자전거 이동을 편리하게하기 위하여 경사로를 설치 운영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설확충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이용기능은 여전히 레저·여가수단에 그치고 있으며, 실생활 속에서 교통수단으로써의 자전거 이용은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자전거를 타고 대중교통을 환승하기가 너무 어렵고, 또한 정작 출퇴근을 하는 시민들이 이용해야하는 평일에는 접이식 자전거를 제외하면 자전거 휴대탑승이 제한되는 등 자전거를 근거리 보조 교통수단 기능으로 확대하겠다는 서울시 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가 2010년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자전거 휴대 탑승’을 위해서는 자전거 경사로 설치가 필수인데,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는 지하철역은 서울시에 위치한 지하철역 285곳 중 40개 역으로 14%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호선

역 명

호선

역 명

1호선

시청, 종로3가, 동대문

5호선

여의도, 오목교, 광화문, 광나루, 올림픽공원, 장한평

2호선

을지로입구, 한양대, 강변, 건대입구, 성내, 교대, 신천, 당산

6호선

월드컵경기장, 새절, 고려대, 석계, 화랑대

3호선

구파발, 경복궁, 옥수, 압구정, 매봉, 수서

7호선

노원, 중화, 뚝섬유원지, 내방, 온수

4호선

노원, 한성대, 동작, 사당

8호선

몽촌토성, 석촌, 송파

자전거 이동 경사로가 설치된 40개의 전철역(1~8호선)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지하철역에서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이용마저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자전거 휴대탑승이 가능한 휴일에도 계단을 이용하여 자전거를 이동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출발역과 도착역이 모두 자전거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시 25개 지자체에서 모든 지하철역에 자전거 보관소를 설치 운영하여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높였다고 주장하지만, 보관 상태 부실에 따른 도난 위험 등의 관리 상황을 고려하면 그 역시 자전거를 타다 대중교통으로 환승하기 위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자전거는 근거리 이동시 유효하게 사용되는 교통수단이다. 특히 서울과 같이 출퇴근거리가 길고,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가 불완전한 상황에서 출퇴근 전 구간을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서울에서의 자전거는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대중 교통수단의 연계수단으로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지하철 출입구 자전거 이동 경사로. 대부분 전철역에 그나마 자전거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종합하면, 아직까지 서울에서 자전거 이용은 서울시의 자전거 시설 확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가나 레저 수단 정도에 머물 수밖에 없다. 또한 서울시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시행 중인 ‘서울 지하철 자전거 휴대탑승 시범운행’으로는 관련 정책의 실효성을 파악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하기는 한계가 있다.

자전거를 근거리 보조교통수단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요일 지하철 지정칸에 자전거 휴대탑승 허용, 모든 지하철역 자전거 경사로 설치, 자전거 이용 대중교통 환승 시 요금 할인 등 자전거 이용의 편리성을 높이는 정책의 전면적 시행이 요구된다.

서울환경연합은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부터 자전거가 친숙하고 편리한 이동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서울에서 자전거 타기 불편한 진실’에 대해 연속 발표할 예정이며, 이와 함께 서울시에 관련 정책들의 수립과 실행을 제안할 것이다.

글/사진=오유신 서울환경운동연합 활동가 youshin@kfe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