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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방사능 오염된 쇠고기, 소비자 식탁 위에 올라

지난 8일 도쿄도 정부는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 지역에서 사육된 쇠고기에서 고농도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방사능에 오염된 쇠고기는 호카이도, 치바, 아이치, 토쿠시마, 코치 등 5개 현으로 판매됐다고 도쿄도 정부 관계자가 11일 전했다.

후쿠시마 식품 오염

7월11일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의 축산농가. 사진=Toshiyuki Hayashi/아사히신문


후쿠시마현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야외에 보관된 여물들에 대해 방사능에 잠정적으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으니 농가에서 사용하지 말라는 조치를 내렸지만, 목장주가 이를 무시했다고 시인했다.

방사능 오염된 볏짚

앞서 이번달 초 같은 목장에서 사육된 11마리의 소에서 나온 육우에서는 정부 안전기준의 6.4배에 해당하는 킬로그램당 3,2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다만 쇠고기가 시장에서 유통되지는 않았다.

시장으로 유통돼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른 쇠고기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기 이전에 출하된 6마리의 소로부터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해당 쇠고기를 구매했는지 확인하게 하기 위해서 오염된 소의 등록번호를 공개했다. 소의 등록번호는 판매되는 모든 포장지에 표시되어 있다.

11마리의 소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뒤에도 야외에 보관된 볏짚을 먹었다. 6마리의 소도 같은 여물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후쿠시마현 정부 관계자들은 축산농가의 볏짚에서 안전기준의 60배 이상에 해당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후쿠시마현 정부는 원전 사고가 일어난지 2주 남짓이 지난 3월 25일 농가들에게 사고 이전에 수확했거나 실내에 보관된 볏짚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달 26일 목장주를 만나서 여물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이런 권고를 무시했다는 사실에 대해 말하지 않다.

목장주는 나중에 정부 관계자들에게 사실을 시인하면서 야외에 보관된 볏짚 이외에 여물로 줄 것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당 농가는 원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상상황에 주민들이 대비하도록 정부로부터 지침을 받은 지역 내에 위치해있다.

도쿄도 정부가 6마리의 소를 검사한 결과 지난 7월5일 도쿄도의 후추시의 중개상에게 판매된 소의 육우에서는 3,4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국가 안전기준의 거의 7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6월30일 신주쿠로 판매된 다른 소의 육우에서 검출된 방사성 세슘의 양은 2,200베크렐이었다.

시즈오카 보건소에 따르면, 한 식육 가공업자가 6월10일 27.8킬로그램의 쇠고기 부위를 구매했고 이 쇠고기는 시즈오카현의 한 소매업자와 식당에 판매됐다. 다시 쇠고기의 14.8킬로그램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됐다.

실험 결과 가공된 쇠고기에서 1,998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식탁 위에 오른 방사능 오염 식품

가나가와현에서는 오염된 쇠고기가 요코하마, 사가미하라, 가와사키시의 중개인과 상점들에서 거래됐다.

토쿠시마현 정부에 따르면, 방사능에 오염된 쇠고기의 8.8킬로그램 정도가 토쿠시마현 내에서 이미 유통됐다.

문제의 쇠고기는 아난 지역에서 다수의 소매점으로 배달됐고, 각각 200~300그램의 묶음으로 6월10일~12일 사이에 판매됐다.

후생노동성은 육류에 대한 방사성 세슘의 안전기준을 킬로그램당 500베크렐로 정하고 있다.

이 수치는 음식 섭취에 의한 연간 방사성 세슘의 피폭량이 5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론에 근거해 있다.

만약 3,400베크렐의 세슘에 오염된 고기를 매일 200그램씩 섭취한다면, 방사선 피폭량은 3.9밀리시버트에 이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육류 이외에 다른 식품의 섭취에 의해서도 방사능 피폭이 가능하며, 무엇보다도 낮은 수준의 방사선 피폭으로도 건강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 역시 자체 검사를 통해서는 방사능 오염 식품의 유통을 완벽하게 방지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정부는 방사선 피폭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여겨지는 미나미소마와 다른 지역에서 출하되는 가축들에 대해 전신 피부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소가 오염된 먹이를 섭취해 내부 피폭됐는지 여부는 검사하지 못 하고 있고, 축산업자들과의 면담을 통한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도살장에서 이뤄지는 오염 여부 검사가 소의 모든 부위에 대해 실시되고 있지도 않다.

일본 정부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 잠정 지역에서 축사나 여물 창고에 대한 검사를 추가하는 등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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