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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후쿠시마 방사성 제논133 유출량, 체르노빌의 2.5배

한 국제 연구팀이 일본과 세계 전역의 방대한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물질에 대한 새로운 추정량을 발표했다.

방사성물질의 유출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에 비해 일찍 시작됐을 뿐 아니라 오래 계속됐기 때문에 그만큼 과거 추정량보다 유출량이 높다고, 
지난 10월21일 연구팀은 밝혔다.

올해 체르노빌 사고 25주년을 맞아 핵발전소 반대를 요구하는 900명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거리행진이 열렸다. 사진=AP Photo Lehtikuva, Antti Aimo-Koivisto


방사성 비활성기체인 제논133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양은 16,700페타베크렐로 나타났다. 1베크렐은 물질의 방사성 붕괴가 초마다 1회 발생하는 것이며, 1페타(peta)베크렐은 1000조 베크렐에 해당한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 제논133의 양은 체르노빌 사고에 비해 무려 2.5배나 많다. 연구팀은 방사성물질의 유출이 
대지진이 발생한 3월11일 세계협정시(UTC) 기준으로 6시(한국시각으로 오후3시)부터 이미 시작됐다는 '유력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동북부 대지진이 발생한 시각은 현지시각으로 오후2시46분, 그리고 쓰나미가 일본 내륙에 최초 도착한 것은 3시12분. 쓰나미와 관련 없이 대지진 직후 방사능 유출이 이미 시작됐다는 의미다.

제논133은 섭취나 호흡을 통해 몸에 축적되지는 않아 건겅영향에 대한 우려는 낮지만, 원전 사고를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한편 30년이라는 긴 반감기과 물리적 특성으로 인체 피해와 밀접한 방사성 세슘137의 경우, 기존 연구 결과에 비해 유출된 시기가 더 길었던 것으로 보인다. 총 유출량은 36페타베크렐로, 체르노빌 사고의 40% 수준이다. 유출된 세슘137 중에서 20% 정도는 일본 영토에, 나머지 80%는 해수에 축적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했던 안드레아 숄 노르웨이 대기연구소(NILU) 박사는 결과에 대해 "
일본, 미국, 유럽의 실시된 1000개의 측정값을 근거로 계산된 것"이라며 "현재까지 실시된 조사 중 가장 포괄적"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최소한 제논133과 세슘137만을 고려해도, 
후쿠시마 사고는 25년 전의 체르노빌 사고 이후 가장 심각하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대기연구소, 자연자원 및 생명과학 대학의 기상연구소(BOKU-Met), 오스트리아 기상학 지구역학 중앙연구소(ZAMG), 카탈로니아 기술대학 에너지기술연구소(INTE), 미국 우주연구대학교연합의 연구원들이 팀을 구성해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