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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칼럼

나이지리아 송유관 유출사고 급증, “땅에서 꺼내지 말아야”

석유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돈’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석유가 발견되면 부자가 되는 듯 한 농담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지구의 벗 국제본부의 니모 배시(Nnimmo Bassey) 의장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그와 정반대였다. 지난 3월 방한한 그는 나이지리아에서 벌어지는 석유 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했다.

나이지리아는 석유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까지 GDP의 절반 이상을 농업이 차지했었다. 하지만 석유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2006년에는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기에 이른다. 동시에 나이지리아 국민들의 경제 사정은 악화되었다. 니모는 어떤 지역에서 석유가 발견되는 것은 곧 그 지역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 한 마디가 나이지리아가 겪는 비극을 모두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이지리아 송유관으로부터 유출된 석유가 토지를 뒤덮고 있다(위). 마을 사이로 석유 파이프가 관통해 지나는 모습. 이미지=지구의 벗 나이지리아 제공


석유개발이 일으키고 있는 환경적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끔찍했다. 개발업체들은 송유관을 땅 속에 묻어야 하는 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에서는 흉물스럽게 노출된 송유관을 많이 볼 수 있다. 송유관은 마을을 지나기도 하며 주민들의 거주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지상의 송유관에서 석유가 유출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만 764건의 유출사고가 보고됐다. 니모는 내게 몇 년 전 유출된 석유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사진을 보여줬다.

석유산업은 이외에도 법으로 금지된 가스 소각(추출과정에서 나오는 가스를 처리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불태우는 방식)에 의한 문제로 가장 환경 파괴적인 산업이 됐다. 석유개발은 지역주민의 삶을 오히려 힘들게 만들었고 심각한 환경오염의 숨은 비용까지 계산하면 ‘이익이 많이 났다’는 결론은 거짓에 가깝다. 니모는 강의를 마치며 “석유는 땅에 그대로 묻혀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의 대안을 묻는 기자들에게 니모는 주저 없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다. 빛나는 태양이 그의 손가락 끝에 떠있다.

글=장선영 환경운동연합 국제협력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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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잎새통문> 5월호에 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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