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8일에 촬영된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의 모습. 사진=Hiroshi Kawai/아사히신문
일본 츄부(中部)전력이 시즈오카현의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를 재가동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여름철에 있을 전력 부족을 대비한 것이라는데, 이 계획이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지방정부와 주민들은 하마오카 원자력발전소의 3호기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원전으로 부르면서 재가동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원전이 도카이 지역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 지진 발생의 진앙지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지진 발생 진원지에 위치한 "가장 위험한" 원전
아키히사 미즈노 츄부전력 사장은 이번 여름에도 유례없는 기온상승이 다시 발생한다면 전력 부족이 일어날 수 있다며 발전소 계획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호소했다. 4월28일 미즈노 사장은 "하마오카 원전을 다시 완전 가동하지 않는다면, 안정적인 전기 공급은 대단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열도에 닥친 폭염은 과거에 비해 기온이 1.64도나 오르면서 기상측정이 시작된 1898년 이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열사병 사망자는 최소 170명이 넘었고 병원으로 후송된 5만4천명 중에서 3분의 1이 심각한 증상을 보였다.
오마에자키 지역에 있는 하마오카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피해는 상당히 멀리까지 미칠 수 있다. 원전 반경 20킬로미터 안에 혼슈지방을 이어주는 두 개의 핵심 운송수단인 도카이도 신칸센(고속철도)과 토메이 고속도로가 있기 때문이다.
하마오카 원전 반경 20킬로미터 안에 혼슈지방을 이어주는 두 개의 핵심 운송수단인 도카이도 신칸센(고속철도)과 토메이 고속도로가 있다.
원자로 3호기는 정기 점검을 위해 대지진 이전에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고 4월에 재가동될 예정이었다. 츄부전력은 3월11일 대지진으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중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져" 재가동을 임시 연기한 바 있다.
지방정부는 츄부전력의 계획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4월28일 헤이타 카와카츠 스즈오카현 주지사는 "원전을 7월에 재가동할 것이란 계획은 주주를 위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응급장치가 충분히 준비될 때까지 원전을 재가동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망가진 후쿠시마 원전이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오마에자키시에서 원자력정책을 담당하는 한 공무원은 츄부전력의 계획을 순진한 "탁상행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책은 변함 없다. 모든 주민들이 안전하다고 보장되기 이전엔 원자로 재가동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다. 재가동은 현재 상황에선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일본의 원자력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츄부전력의 계획에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 대변인은 "원전 운영사로서 츄부전력이 (원자로 3호기의) 재가동 의사를 밝혔지만, 계획대로 재가동할 수 있을지는 별개 문제"라며 공식적인 결론이 없다고 밝혔다.
발전소측은 쓰나미에 대비한 대책이 취해지고 있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주민 공청회를 개최할 의도다.
지질학과 교수 "발전소 활성단층 위라서 위험… 가동 멈춰야"
츄부전력의 유일한 원전인 하마오카 발전소에는 5개의 원자로가 있고, 후쿠시마 원전과 같이 모두 비등수형 방식이다. 6번째 원자로는 현재 계획 단계에 있다.
가장 오래된 두 개의 원전은 1976년과 1978년에 가동을 시작했고, 각각 2009년 폐쇄됐거나 현재 해체 과정에 있다. 원자로 3호기는 1987년부터 운전을 시작했다.
카츠히코 이시바시 고베대학 지진학과 명예교수는 안전조치가 미흡한 상태에서 원자로 3호기를 재가동한다는 츄부전력의 계획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시바시 교수는 "이 원전은 도카이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활성단층의 바로 위에 있다"며 "강렬한 흔들림이나 거대한 쓰나미와 상관없이, 땅이 1~2미터 상승할 수도 있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원전이다. 모든 원자로는 가동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이 남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츄부전력은 원자로 3호기를 가동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발전소측은 지난해처럼 기록적인 폭염이 올해 반복된다면 전력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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