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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방사능 아스팔트 해체 현장에 가보니…

11월4일 이른 아침부터 고농도의 방사능이 확인된 노원구의 도로에서 아스팔트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방사성 세슘이 섞인 아스팔트에는 시간당 최대 3마이크로시버트 이상의 방사선량을 나타내, 평균 방사선량의 25배를 초과했다. 하지만 작업자들은 마스크조차 쓰지 않았고 많은 주민들은 공사가 진행된다는 안내나 이유에 대해서 전달 받지 못 했다.

아스팔트 해체 작업이 시작된 곳은 월계동 주택가와 한 고등학교 앞 도로로 두 군데였다. 

방사선 계측

노원구청이 예비비까지 투입해 긴급히 착수한 공사는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곧 중단됐다. 방사선량 계측이 제대로 실시된 이후에 아스팔트 해체 구간을 재설정하기 위해서다. 노원구는 어제 일부 지점에서 방사선량이 높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실제로 막상 뜯어낸 아스팔트에서는 특이할 만한 방사선량이 나타나지 않았다.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소속의 조사팀은 오후께야 현장에 도착해 5미터 간격으로 방사선 계측을 시작했고, 아스팔트 시료를 채취하기도 했다. 채취한 시료는 아스팔트에 어느 정도 농도로 방사성물질이 있는지 분석하는 데 쓰인다.

아스팔트에서 부서진 방사성물질이 먼지 형태로 공기 중에 흩날릴 수 있는 가운데, 방진막 설치나 행인과 차량 통행에 대한 통제 그리고 인근 주택과 상가에 창호를 닫아달라는 안내도 없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근접해 있고 상가들이 밀집해 유동 인구와 차량의 이동이 잦은 200미터의 도로에서 행인들은 어떤 주의도 받지 않고 해체된 아스팔트 옆을 지나쳤다.

이틀 전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방사선 계측 검사가 끝난 월계동 주택가의 경우, 아스팔트를 해체하는 동안 방사선량을 추가적으로 조사했다. 2000년에 설치된 오염 아스팔트를 걷어내자 방사선 수치는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아스팔트에서는 방사성 세슘137이 이미 확인됐다.

노원구는 월계동 주택가에서 아스팔트 해체 작업을 이날 끝마치겠다고 했지만, 오후 5시경 80미터 구간에서 20% 정도만 공사가 진행됐다. 구청 관계자들의 예상보다 작업이 지연된 것이다. 주말 동안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막상 시작한 공사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구청 관계자는 아스팔트를 걷어낸 구간에는 부직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가 올 경우 아스팔트 가루가 빗물에 섞여 그대로 하수로 흘러들어가는 등 오염이 오히려 확산될 우려도 있다.

'아이들을 방사능으로부터 지키려는 모임(차일드 세이브)'와 환경운동연합이 방사능에 오염됐다고 추가로 제기한 인근 도로 구간이 해체 대상에서 누락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링크 http://www.ytn.co.kr/_ln/0103_201111042049541593

방사성 폐기물

아스팔트의 운반과 보관 과정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걷어낸 아스팔트는 일종의 방사성 폐기물이지만, 일반 포대에 담겨 자루의 여기저기서 아스팔트 조각에 찢긴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환경단체가 이를 지적하자, 관계자들은 찢어진 부위를 테이프로 붙이고 자루를 가능하면 두 겹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포대에 담긴 방사능 아스팔트는 구청이 마련한 임시 컨테이너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구청은 애초 한 장소에 폐기물을 보관할 예정이었지만, 저장량이 생각보다 커지자 급히 추가 부지 물색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방송(KBS)은 "늦어도 다음주 수요일까지는 공사를 마친다"는 구청의 계획을 전했다. http://news.kbs.co.kr/society/2011/11/04/2383393.html

아래는 이날 현장의 사진(클릭하면 확대).

글과 사진=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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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4일 월계동 주택가에서 방사능 아스팔트를 걷어낸 자리에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가 방사선을 계측하고 있다. 2000년에 설치된 오염 아스팔트를 걷어내자 방사선 수치는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아스팔트에서는 방사성 세슘137이 이미 확인됐다.


월계동 주택가 아스팔트 해체 현장엔 포클레인 두 대가 동원됐다.

 

방사성 폐기물인 아스팔트가 일반 포대에 담겨있다. 아스팔트 조각에 찢긴 흔적이 자루 군데군데서 보였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관계자들은 아스팔트 해체 작업이 임시 중단된 이후 오후부터 도로에서 방사선 계측을 시작했다.

 

고농도 방사능이 확인된 아스팔트 도로 인근에 거주하는 이환주(61)씨는 이웃들을 만나며 갑상선암 질환자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었다. 그는 방사능과 질환 사이의 관계와 관련해 명단을 비롯한 자료를 구청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아스팔트에서 계측된 방사선량의 수준에 대해 안전하다고 밝혔다. 하루 1시간의 피폭을 가정했고, 유아나 임산부가 입을 건강피해가 성인 남성에 비해 더 클 수 있다는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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