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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대만, 원전 수명연장 없는 “탈원전” 정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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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가동 중인 원전의 수명 연장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단계적 '탈원전'을 하겠다는 에너지 정책이 발표됐다.

11월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잉지우 대만 총통은 이와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따라서 친산, 쿠오성, 만산 원자력발전소는 계획된 수명인 40년을 넘기지 않게 되고, 룽먼에 있는 대만의 네 번째 원전은 모든 안전기준을 통과한 뒤에야 가동될 예정이다.

또 2기의 룽먼 원전이 2016년 전에 가동을 시작하면, 가장 노후한 원전 2기는 조기 중단되게 된다.

마잉지우 총통은 "에너지 정책은 실용적이고 합리적 방식을 표방한다"며 "전력공급의 제한 없이 안정적인 전기 가격을 유지하고 국제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감축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에너지 정책은 "정부는 단계적으로 탈원전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환경기본법안 23조에 근거했다.

오랜 논란에 휩싸이며 가동이 계속 지연됐던 룽먼 원전과 관련, 마잉지우 총통은 안전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원전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개선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잉지우 총통은 "안전기준을 넘어서는 비상 상황이 일어날 경우, 핵 위기로 확대될 가능성을 증폭시키는 대신 원전을 희생시키겠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나고 3월20일 대만에서 원전 반대를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2000명 남짓의 시위자들은 원전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AFP/Patrick Lin


룽먼에서 건설 중인 두 기의 개량형 비등수형 원자로(ABWR)는 대만 정부와 국제 핵안전 기구의 엄격한 안전 평가를 통과해야만 가동을 승인받게 된다. 가동 일정은 내년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대만에서 가장 노후한 604메가와트(MW) 용량의 원전 2기는 각각 1978년과 1979년에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원전 운영사인 대만전력은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해 20년의 연장 승인을 추진해, 2007년 대만 원자력위원회(AEC)로부터 2기의 친산 원전에 대한 수명연장을 허가 받았다.

원전이 안전 평가를 통과했고 20년을 추가로 가동해도 안전하다는 당국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발표된 계획에 따라, 애초 40년 연한까지만 채울 예정이다. 쿠오성, 만산 원전의 경우 2020년대에 가동 승인이 만료된다
(아래).

가동 중 대만 원전의 폐쇄 일정

제1원전(1272MW) 1호기(2018년), 2호기(2019년)

제2원전(1970MW) 1호기(2021년), 2호기(2023년)
제3원전(1902MW) 1호기(2024년), 2호기(2025년)

대만은 에너지 소비량의 99%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력은 발전설비 용량에서 11% 정도에 불과하지만 20년간 전력공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현재는 기저 부하의 25%에 해당한다.

2010년 대만전력은 2025년까지 기존의 원전 6기에 대해 가동률을 높이고 공사 중인 2기를 포함해 3기의 신규 원전을 완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만 정부는 2008년에서 2010년 사이 에너지 집약도가 평균 2.72% 하락해, 99억5천만 달러(약 11조원)를 절약했다고 밝혔다. 또 같은 기간 연간 이산화탄소 집약도는 4.11% 떨어져, 680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저감됐다.

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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