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를 계기로 세계 여러 국가에서 원자력 정책에 대해 진지한 재검토나 포기 과정을 선언하고 이를 이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기존의 원자력 확대 정책을 전혀 수정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탈핵여론이 높아지는 한편 삼척, 울진, 영덕과 같이 신규 원전을 짓겠다는 후보지역이나 부산 고리나 경주 월성과 같이 노후한 원전이 들어선 지역에서도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구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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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0일 일본 도쿄에서 17,500명의 시민들이 모여 재생에너지 확대와 하마오카 원전의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참가자들이 손에 해바라기를 들고 겨자풀이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있다. 두 식물은 방사선 피폭 효과를 완화해준다고 알려져 있다. 사진=Ten Thousand Things
대만 6기, 인도 18기, 중국 13기, 한국 21기 등 아시아 각국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 현황이다. 며칠 전 한국 정부는 인도와 원자력협력협정을 체결하는 등 일본 원자력 재앙에 애써 눈 감은 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이어 원전 수출에 골몰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 원자력 산업계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위험 수출'을 고집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산업계가 원자력 확대 정책을 국경을 넘어 추진하는 상황에서 방사능의 위협 아래 놓인 수많은 사람들간의 지역적 연대는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핵 문제와 관련된 현안이 있는 지역에서 매년 개최되던 반핵아시아포럼이 올해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포럼은 애초 태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7월 30일부터 8월 6일까지 일본 각지에서 진행된다.
특히 포럼에는 원전에서 여전히 유출되고 있는 방사능의 피해를 겪고 있는 후쿠시마현 지역 주민들이 참가해 자신의 경험을 증언할 예정이다. 또 올해 8월6일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한된지 66주년으로 국내외에서 수많은 이들이 모여 반핵평화를 염원하는 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환경운동연합도 다른 한국 참가단체와 함께 활동가를 파견해 아시아 지역의 반핵단체와 연대하며 동시에 매일 반핵아시아포럼 현장 소식을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아래는 이번 포럼의 일정.
반핵아시아포럼 2011 일정
7월 30일(토), 도쿄
7월 31일(일), 후쿠시마시
8월 1일(월), 도쿄
8월 2일(화), 도쿄
8월 3일(수), 가미노세키 이와이지마(핵발전소 건설 예정지)
8월 4일(목), 히로시마
8월 5일(금), 히로시마
8월 6일(토), 히로시마
반핵아시아포럼(No Nukes Asia Forum)은?
반핵아시아포럼(No Nukes Asia Forum, 약칭 NNAF)은 아시아지역 반핵운동의 연대체다. 1992년 한국 반핵운동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반핵아시아포럼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하여'라는 기치에 따라 핵에 반대하는 아시아 지역 반핵운동의 네트워크로 만들어졌다.
매년 한 번씩 모임을 갖는 포럼에는 일본, 한국,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 태국, 호주 등의 반핵운동 단체들이 참가하고 있다. 현재 사무국은 일본에 있으며, 매달 소식지가 발행되고 있다.
1993년 일본에서 처음 열린 반핵아시아포럼은 94년 한국, 95년 대만, 96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주민들끼리 연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계속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93년과 2001년 반핵아시아포럼이 열렸으며, 2003년 부안, 2006년 서울과 경주에 일본 반핵아시아포럼 관계자들이 방문해 핵폐기장 반대운동 등 한국의 현안문제를 함께 나누었다.
2010년 반핵아시아포럼은 대만에서 제4핵발전소 건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올해 반핵아시아포럼은 일본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