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과 ‘태양광’ 무엇이 다른가요?
지붕에서 반짝이는 비슷한 모양을 가진 이 두 가지는 흔히 혼동되는 에너지원입니다. 태양열은 햇볕을 집열판에 모아 물을 데우고, 이 물을 펌프를 통해 탱크에 저장했다가 필요하면 난방이나 온수에 사용합니다.
태양광은 햇빛으로 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열을 이용하는 태양열과는 다릅니다. 태양광 전지판을 구성하는 반도체 재료는 빛을 받으면 전류를 흐르게 하는 광전효과를 냅니다. 태양열로 물을 끓여 전기를 만드는 ‘태양열 발전’도 가능하지만, 사막과 같이 열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에서 대규모로 설치한 경우가 일부 있습니다.
왜 태양광 발전인가요?
햇빛은 서울에서 가장 풍부한 에너지원입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서울지역의 태양광 ‘가용잠재량’을 68만 기가와트시(GWh)로 추정했습니다. 2011년 서울시의 전력소비량은 12만8501메가와트시(MWh)로 태양광으로 서울시의 전력소비량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울시에 따르면, 67만 동의 건물(102제곱킬로미터)에 태양광 설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는 서울시 면적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서울의 햇빛 조건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서울지역 수평면의 일사량 평균은 제곱미터당 3.23킬로와트시(kWh)로 전국 평균의 90퍼센트 수준입니다. 현재 서울시는 주택을 비롯한 모든 건물에 대해 태양광 설치 가능성을 조사해 지도로 제작하는 ‘햇빛지도’ 서비스를 개발 중입니다. 2013년이면 온라인 지도를 통해 자신의 건물에서 어느 정도의 태양광 설치가 가능한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태양광은 어디에 설치할 수 있나요?
태양광 전지판이 햇빛을 최대한 받기 하기 위해서는 그림자가 만들어지지 않는 곳에 설치돼야 합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나 장애물이 없나 주의하세요. 계절은 물론,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하루에도 그림자의 길이와 방향이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태양광의 설치 방향은 정남향, 경사는 수평면에서 15도 정도가 가장 바람직합니다.
태양광발전소 규모와 전력생산량은 얼마나 되나요?
가정용 태양광은 보통 3킬로와트를 기준으로 합니다. 한 달로 계산하면 3킬로와트×30일×3시간=270킬로와트시(kWh) 남짓의 발전량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전력소비량이 300킬로와트시로 나오는 가정에서 태양광과 조금의 절전 노력을 병행한다면,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향후 15년 동안 전기요금 인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겠죠. 전력소비량이 더 낮은 가정이라면, 3킬로와트가 아닌 더 낮은 용량의 태양광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이 삼각산고등학교에 계획 중인 햇빛발전소는 20킬로와트로 한 달에 1800킬로와트시, 9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게 됩니다.
내가 사는 집에 태양광을 설치한다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나요?
정부는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가능에너지를 설치하는 주택에 기준단가의 일부를 보조해주는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대 3킬로와트의 태양광을 설치하는 주택은 에너지관리공단을 통해 최대 40%의 설치비를 보조 받을 수 있습니다. 2011년까지 총 9만6천여 가구가 이 사업으로부터 보조를 받아 태양광을 설치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주도를 제외한 지자체가 실시하는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연계지원’을 통해 추가 보조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2킬로와트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약 400만원을 보조 받을 수 있습니다. 고정식 태양광의 보조단가를 보면 에너지관리공단은 킬로와트당 137만원을, 서울시는 60만원을 지원해줬습니다(지난해 기준). 보조단가는 태양광 가격 시세를 반영해 매년 변경되고 지자체별로 도 다를 수 있습니다. 주택 소유자나 공동주택 입주자 대표가 신청 가능합니다. 지원예산과 용량을 고려해 정해진 시기에 신청서를 접수하는데, 조기에 신청 마감될 수 있으니 유의하세요.
에너지관리공단의 올해 주택 태양광 보조금과 신청방식은 이번달 그린홈 웹사이트(greenhome.kemco.or.kr)에서 안내될 예정입니다. 품질이 보증되지 않은 태양광과 태양열 설비와 시공에 관한 사기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웹사이트에 등록된 국비지원을 받는 시공업체를 선택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얼마나 넓은 설치 면적이 필요한가요?
태양광 전지판의 효율에 따라 다르지만, 킬로와트(kW)당 약 7평방미터의 설치 공간이 요구됩니다. 주택용 태양광 3킬로와트를 예로 들면, 20평방미터 남짓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가령 방패 크기 정도의 200와트짜리 전지판이 15장(5x3) 연결된 모습을 그려보세요. 생각보다 넓은 면적인가요?
꼭 빈 공간에 설치할 필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사진 지붕이나 외벽을 활용해보세요. 태양광 설치에 별도로 공간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전력판매 사업자라면 기존 건물을 활용해 설치된 태양광에서 생산된 전기는 1.5배의 가중치로 판매할 수 있습니다. 또 태양광 설치로 건물에 가해지는 압력이 지나치거나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시공업체에 꼼꼼한 설계를 당부해야 합니다.
그 정도의 소규모 발전소로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에 역부족 아닌가요?
물론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는 서울의 전력소비량을 감당하기 위해선 태양광 확대만으로 역부족입니다. 건물의 단열 성능을 올리거나 절전을 통한 수요 관리가 에너지 정책의 우선순위를 차지해야 합니다.
그 다음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의 비중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태양광은 서울에서 가장 풍부하고 적합한 에너지원입니다. 또한 전력부하가 최고인 한낮의 피크 시간대에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은 전력부족 위기를 줄여줍니다. 동시에 하나의 태양광 시민발전소를 씨앗 삼아 이를 늘려간다면 상당한 에너지 자립이 가능할 것입니다.
협동조합이 만드는 시민발전소는 주택 태양광과 어떻게 다른가요?
시민발전소는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들에 의해 공동 소유되며 태양광 설치와 전력판매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공익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택 태양광과 다릅니다.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이 매우 더딘 현실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고자 하는 시민들이 협동을 통해 시민발전소를 직접 확대해왔습니다.
시민발전소의 실험은 재생가능에너지에 일정기간 안정된 가격을 보장해주는 제도를 마련하는 밑거름을 만들었고, 태양광과 풍력을 비롯한 소규모 재생에너지 확대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발전차액지원제도 모델이 만들어진 독일에선 현재 재생에너지 시설의 대부분(51퍼센트)이 시민과 농부들의 소유입니다.
시민발전소는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들에 의해 공동 소유되며 태양광 설치와 전력판매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공익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택 태양광과 다릅니다. 사진=이지언/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구체적으로 시민발전소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햇빛발전소 시설은 협동조합의 소유이므로, 협동조합이 운영하고 관리합니다. 조합원은 일정 금액의 출자금을 내고 그 출자금으로 발전소를 설치하고 유지 관리합니다. 태양광은 다른 발전소에 비해 유지 보수 비용이 매우 낮다고 알려졌습니다. 도시의 대기 먼지를 고려, 주기적으로 청소해줍니다. 태양광 교육과 자원 활동 프로그램으로도 가능합니다. 태양광 생산량은 컴퓨터로 실시간 모니터 합니다. 낙뢰 등 자연재해에 의한 손상에 대비해 관련 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며, 이는 유지관리비에 포함됩니다.
생산된 전력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시민햇빛발전소는 일반적으로 자가발전용보다는 전력 판매용으로 활용됩니다. 햇빛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송전망으로 보내고 전력판매 실적에 따라 요금을 받게 되죠. 이제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사서 쓰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한전에 전력을 판매하게 됩니다.
2012년부터 시행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에 따라 전력사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시장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해야 합니다. 태양광의 경우, 시장가격보다 2~3배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정된 요금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존의 발전차액지원제도의 경우 정해진 기준가격에 따라 고정된 수입을 얻는 반면, 새로운 제도에서는 전력가격의 변동에 따라 요금도 변하기 때문입니다. 전력사와의 입찰계약은 매년 4월과 9월에 두 차례 이루어집니다.
시민햇빛발전소는 전력판매대금을 햇빛발전소의 확대나 사회적 복지사업에 활용하고 출자자들에게 배분할 수도 있습니다.
시민햇빛발전소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공익적 목적을 표방하지만 햇빛발전협동조합은 ‘영리회사’나 ‘전력사업자’ 형태이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보조를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소규모 태양광사업자를 장려하기 위한 장치가 일부 마련돼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는 30킬로와트 이하 태양광에 1.2의 가중치로 계약 전력요금을 구매하도록 규정합니다. 지자체도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에 저리 융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150킬로와트 이하의 태양광에 설치비의 50퍼센트까지 저리로 융자해주기 시작했습니다. 8년 분할상환(3년 거치 5년 분할상환)으로 연 2.5퍼센트의 금리가 적용됩니다.
조합원이 되면 어떤 의무와 혜택이 있나요?
조합원이 되기 위해선 일정의 출자금을 내야 합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에서는 1구좌를 1만원으로 5구좌 이상을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조합원은 햇빛발전소의 공동 소유자이자 에너지 생산자로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협동조합의 교육과 모임에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 햇빛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하고 전력판매에 들어가면, 수익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함께 머리를 맞대야겠죠. 햇빛발전소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면, 새로운 햇빛발전소의 확대의 투자와 조합원들에 대한 배당률 간의 균형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요?
지금 당장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웹사이트(ecoseoul.or.kr/SUNsation)에서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참여가 가능합니다. 우리동네햇빛발전협동조합 외에도 여러분 인근 지역에서 햇빛발전협동조합이 진행되고 있다면 얼마의 출자금을 내고 조합원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법인이라면 단체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햇빛발전소를 설치할 만한 건물을 소유한 개인이나 단체가 협동조합에 함께 한다면 일은 더욱 쉬워집니다.
여러분 지역에 햇빛발전협동조합이 없나요? 그럼 이웃들과 함께 직접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다른 햇빛발전협동조합의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서로 교류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글=이지언 서울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팀장
관련글
2013/03/14 - 에너지협동조합으로 "손에 잡히는 전환"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