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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필요한 것은 초고층주거 아닌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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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도시재생, 지자체 중구의 가능성과 전망

1. 주거용 초고층 건물의 과잉 공급

부산에서 현재 개발을 추진 중인 초고층 건물은 해운대구 해운대관광리조트(117층), 중구 중앙동 옛 시청 부지에 부산롯데월드(108층),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의 WBC(월드비즈니스센터. 100층) 등이 있다. 이미 시공 중인 수영만매립지의 주상복합(현대산업개발에서 시공 중)과 북항 등에 계획 중인 건물들을 포함한다면 부산은 6~7개소의 초고층 빌딩을 보유하게 되는 세계 초유의 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그러나 전자에 언급한 초고층 건물 3곳들이 최근 잇따라 주거시설 설치를 위한 설계변경을 신청하고 있다. 해운대 및 센텀지구의 초고층 건물들은 주변 고층의 주상복합형 건물들과의 경쟁적 관계를 고려하여 볼 때 부분적인 주거기능의 전환은 용납할 수 있지만, 남포동에 조성되는 부산롯데월드의 초고층 주거는 주변 개발 수요에 비추어 볼 때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인근한 북항재개발 지구에 초고층 주거군이 들어설 예정이며, 또 최근 개발 인가가 난 영도 뉴타운, 충무동 뉴타운 등의 고층형 공동주택단지들이 건설 된다면 초고층 주거 공급에 따른 대량 수요를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부산지역 미분양 아파트의 비율이 크게 증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초고층 주거의 과잉 공급은 자칫 투기 및 타 지역 자본에 의해 잠식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역 재생과 도심 공동화 해소를 빙자하여 지역의 주거(초고층 주거 수요)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공급은 오히려 또 다른 유형의 지역 해체를 유발하게 될 것이다.

2. 주변지역 개발 패턴과의 상이함
현재 이 지역은 북항재개발을 비롯하여 북항‧남항대교 건설, 자갈치 현대화 사업, 영도 및 충무동 뉴타운 사업 등의 가시화된 대단위 개발계획들이 수립‧추진되고 있긴 하지만, 이들 사업들은 모두 중구 및 영도구 일대의 도시 인프라 확충 및 노후주거 및 시설(항만 포함)들에 대한 재개발 성격에 가까운 지역재생형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부산롯데월드 개발은 이러한 지역재생형 사업과는 달리 손쉽게 개발 이익을 환수하려는 자기완결형 사업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재생을 위한 사업들과 연계하여 사업 목적을 변경하려는 논리는 비도덕적이라 할 수 있으며, 부산의 원도심 재생과는 관련 없이 오히려 지역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형태의 신개발이라 할 수 있다.

3. 도심공동화 해소의 방향 오류 
현재 중구(광복동, 중앙동 일대), 영도구(남항동, 대평동 일대) 전체의 상황은 지역밀착형 재생계획의 미완성과 부재로 인해 슬럼화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따라서 균형적인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면, 부산 롯데월드 개발 사업과 같은 고급 주거시설을 승인할 것이 아니라 주변지역의 주거 및 상권에 부합할 수 있는 직주(職住) 근접을 지향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의 재생 또는 재개발 방식이 더욱 바람직 할 것이다.

실제 부산 롯데월드 개발 부지의 맞은편 남항동, 대평동의 경우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매년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 수립이 전무한 상황이고, 특히 저소득층 가구들이 밀집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구축 계획이 사실상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러한 상황들을 간과하고 부산 롯데월드 개발 사업에 고급 주거시설이 분양된다면 주변 지역민의 열등감 및 패배의식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본래의 도시조직 패턴을 붕괴시키는 역기능을 초래함은 물론 지역민이 가질 수밖에 없는 행정에 대한 불신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또 한편으로는 도심공동화 현상을 해소하는 방안이 고급 주거시설을 배치하여 분양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부산 구도심의 올바른 재생을 위한 노력이 누락되어 있는 주장임은 물론, 너무 쉽게 개발이익을 가져가려는 도덕성이 결여된 개발주체의 의도가 표출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4. 세계 초고층 건물의 주거도입 추세의 왜곡 
사업시행주체는 초고층 건물의 건립에는 주상복합건물로 건립하여 고품격 주거시설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현재 부산의 고급주택들은 모두 바다 전망을 끼고 있고 그로 인하여 프리미엄을 얻고 있는 실정임은 누구 나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고급 주거시설의 도입을 위하여 사업시행주체의 당초 부산시의 매립목적이나 매립의도인 관광사업시설이나 공공시설로써의 용도를 포기하는 것으로 스스로 매립목적을 포기하고 더 나아가 사업시행주체에게 특혜를 주는 것에 부산시가 기여하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시행주체가 언급하고 있는 초고층 건물의 주거도입의 세계화 추세라는 주장에 근거하는 중국 상하이 및 두바이, 시카고 등의 사례는 현재 부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지역과는 도시개발 패턴과 도시기능적인 면에서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푸동지구)의 경우, 신흥개발지로서 경제특구로 지정되어 특화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며, 두바이의 경우 또한 국제무역 및 금융, 관광도시로 특화․집중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시카고, 홍콩의 경우, 중심시가지 내에 초고층 건물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위에서 언급되는 사례들은 해당 도시에 적합한 특성과 기능 등을 고려하여 초고층 건물에 주거기능이 결합되어 개발되고 있는 곳이며, 이에 부합되는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다.


현재 사업부지 지역은 부산의 구도심으로 현재의 업무, 상업 등의 중심기능이 서면지역으로 이동한 상황이며, 따라서 중구일대의 업무 및 상업기능은 서면지역과 차이가 있다. 또한 이 지역은 부산의 대표적인 근대역사적 장소성을 내포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초고층 건물의 주거도입의 세계화 추세라는 주장에 근거로 언급한 사례들은 부산 중구지역과 기능, 입지, 장소적 측면 등에 견주어 볼 때 비교가 불가능한 사례들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 글은 지난 8월25일 부산환경운동연합이 주최했던 '부산 연안의 매립과 sky line의 변화 무엇이 문제인가' 시민토론회에서 강동진 경성대 교수가 발표한 토론문 자료입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051-465-0221, pusan_sky@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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