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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와 건강①]과연 황사는 건강에 해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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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지난 5월 3일 시민환경연구소와 국립환경연구원이 공동주관한 ‘황사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대책’ 세미나 제2주제 ‘황사의 건강영향과 피해최소화 대책’ 발표자 중 연세대 화학과 이동수 교수 「황사의 무기성분의 특성」, 연세대 의대 신동천 교수 「황사의 건강측면에서의 특성」, 그리고 단국대 의대 권호장 교수의 「황사의 위해성 평가와 향후 과제」 발제문을 발췌, 요약한 것이다.

한반도를 강타했던 황사의 화학적 조성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황사의 화학적 조성은 일반토양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여러 성분 중에서 칼슘(Ca), 마그네슘(Mg), 칼륨(K), 나트륨(Na)의 4가지 원소 농도의 합이 일반 토양의 농도 합보다 두 배가 넘는다. 이러한 차이는 황사와 우리나라 토양의 서로 다른 생성조건에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와 일본열도에서 황사 발생시와 비황사 발생시에 포집한 대기분진성분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주성분에 대한 농도비는 두 사례가 유사함을 볼 수 있는 반면에 미량원소인 중금속의 농도는 두 사례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알루미늄(Al), 철(Fe), 규소(Si), 망간(Mn)과 같은 토양주성분 원소들은 황사발생시의 농도가 평상시에 비해 부유분진 농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하지만 중금속의 경우는 이러한 경향을 나타내지 않는다. 카드늄(Cd), 납(Pb), 아연(Zn)과 같은 중금속은 금속자체나 화합물이 다른 원소에 비해 휘발성이 높기 때문에 자연과정 혹은 인간활동과정에서 대기로 대량 방출된다. 이 원소들은 토양조성과 비교해서 많게는 수천배 가량 대기분진에 농축되어 있고, 토양 속에는 적게 존재하는 이유로 인해 황사농도가 평상시 토양분진보다 수십배 높아지더라도 크게 농도가 증가하지 않는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중국 내 대기오염물질 중 각종 중금속물질이 황사에 묻어 한반도로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연세대 화학과 이동수 교수는 위와 같은 데이터를 통해 큰 차이가 없음을 제시하였다.

그렇다면 황사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걸까? 황사와 관련된 인체 영향에 대한 연구들은 호흡기계 질환과 관련하여 단면적인 역학연구가 진행되어 오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건강측면에서 위해성 평가나 심층적인 분석이 이루이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과거 대기오염으로 인한 인체 영향사례를 지표로 하여 황사의 영향을 유추해보면, 황사로 인한 두드러지는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의 급격한 증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황사의 발생빈도나 발생지속시간이 증가하고 있으며, 황사가 가장 심했던 올해는 PM10의 일평균 최대농고가 1400㎍/㎥을 초과하였고, 200㎍/㎥이상으로 발생한 시간이 104시간 정도였고, 최대 2780㎍/㎥을 기록하였다. 우리나라 PM10에 대한 환경기준이 연평균 70㎍/㎥과 일일평균 150㎍/㎥과 비교해 볼 때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황사현상에 의해 짧은 시간에 급격히 증가하는 부유분진과 같은 오염물질들은 인체에 급성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분진은 호흡기계 자체 정화기전을 방해하고 좀 더 독성이 강한 물질을 제거하는 작용을 방해하거나 느리게 만든다. 이와 같이 미세분진의 경우 인체 내 침투될 확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호흡기계 정화기전을 둔화시키고 분진 내 독성물질이 흡착되어 있는 경우는 위해성이 증가될 수 있다. 황사입자들은 호흡기계통에 들어가 기관지염을 일으키며 눈에 들어가 각막을 상하게 하여 세균에 쉽게 감염이 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황사 속에 포함되어 있는 감염 가능성이 있는 병원균으로 인하여 직접 감염이 되기도 한다. 황사로 인한 대기분진 농도 증가로 인해 어린이와 노인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천식, 기관지염 등이 호흡기 질환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황사로 인해 우려되는 건강상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황사의 건강피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일반적인 분진(PM10)의 건강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분진농도가 증가하면 사망위험이 높아지고, 호흡기계질환이나 심혈관계질환으로 입원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나며 호흡기증상이 심해지고 폐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사기간에도 PM10의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지만 기존의 연구결과를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황사 분진은 주로 지각에서 기인하는 흙먼지로 보통 때의 PM10과는 물리·화학적 특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사분진의 상당수가 5마이크론 이하의 호흡성 분진이고 농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호흡기계에 많은 부하를 주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황산염이나 질산염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가 황사기간 동안 높아진다는 최근의 연구들은 황사먼지가 건강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증가시키고 있다. 따라서 황사의 건강피해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잘 설계된 역학연구들이 필요하다. 역학연구들은 황사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을 세우는 데도 매우 긴요하다. 아울러 ‘환경성 질환’에 대한 감시체계를 구축하면 황사의 건강피해를 신속하게 파악하여 대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글=백명수 baekms@kfem.or.kr, (사)시민환경연구소 연구원.

이 글은 월간 <함께사는 길> 2002년06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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