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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사고 뒤늦게 보도, '불안한' 한국형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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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원전, 역시나 불안하다
영광 4호기에서도 핵연료봉 파손, 열전달 완충판 이탈 

 

○ 지난 10월 1일부터 계획예방정비 작업을 벌이던 영광 4호기에서 핵연료봉 2개가 파손되고 열전달완충판이 이탈된 상황이 뒤늦게 발견되었고 이것이 19일,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영광 5호기에서 작년 4월, 5월에 연이어 핵연료봉 결함이 발생한 것 이어 이번에 4호기에도 핵연료봉이 파손된 것이며 열전달완충판 이탈은 영광 5, 6호기와 울진 5호기에 이어서 다시 발생한 것이다.

○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는 이번 사건으로 전력공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지만, 그보다 앞서 지역민의 건강 피해와 사고 위험을 걱정해야 하며 나아가서 한국형원전의 근본적인 결함으로 인해 계속 발생하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대책을 밝혀야 할 것이다.

영광 지역민의 건강에 무책임한 영광원자력본부와 한수원
 
○ 지난 2003년 전남의대 예방의학교실에서는 영광지역주민이 전남이나 전국민 보다 3~4배 높은 갑상선암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갑상선암의 발병 원인 중 하나는 방사성요오드로 인한 것인데 핵연료봉 파손은 방사성요오드의 대기 중 누출 농도를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 영광원자력본부와 한수원은 핵연료봉을 돌고 있는 냉각수가 닫힌 순환계이므로 방사성 요오드가 외부로 빠져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변명하겠지만 원소에 불과한 방사성물질은 농도가 높아지면 외부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영광원자력 본부와 한수원은 핵연료봉 파손으로 인해 원전 주변의 방사성요오드 등 방사성물질의 농도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방사성물질이 얼마나 주변으로 잘 확산되었는지를 평가하는 피폭량 말고 방사성물질의 절대적인 양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영광 4호기도 이탈, 앞선 열전달완충판 이탈 원인 분석에 오류 있었다
 
○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영광 5, 6호기와 울진 5호기에 연이어 발생한 열전달완충판 이탈 사건의 원인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재질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방법으로 시공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영광 5, 6, 울진 5, 6호기는 영광 3, 4, 울진 3, 4호기의 인코넬 600과 달리 인코넬 690이라는 재질로 바꿨지만 동일한 확관 방법을 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설명으로 따르면 인코넬 600을 써서 문제가 없어야 할 영광 4호기에서도 열전달완충판이 이탈해 버렸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이를 어떻게 설명할까?
 
○ 한국형원전의 기본 모델이 된 CE 사의 팔로보드 1호기에서도 똑같은 이탈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으로 미뤄 보아 한국형원전에 근본적인 결함이 개선되지 않고 건설·운영되어 왔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 또한, 완충판이 이탈하면서 원자로 내벽의 피복재가 벗겨지는 등 원자로에 손상을 입히고 손상된 원자로는 부식이 가속화될 수 있다. 앞서 발생한 원자로들처럼 영광 4호기도 원자로 내벽에 손상을 입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한국형 원전, 기술 국산화 과정에서 문제 발생, 근본적인 대책 세우지 않고 주민들 대상으로 실험 하는 듯
 
○ 지금은 웨스팅하우스(WH) 사에 통합된 컴버스쳔엔지니어링(CE) 사의 원자로 기본 설계를 변형하는 과정에 국내 업체가 참여하기 시작한 영광3, 4호기부터 한국형원전으로 명명하는데 이를 개선한 한국형원전은 울진 3, 4호기 영광 5, 6호기, 울진 5, 6호기이다. 이들은 대부분 증기발생기 균열, 열전달완충판 이탈, 핵연료봉 결함과 파손 등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어서 어느 하나가 문제가 생기면 연달아서 발생하고 있다.
 
○ 핵연료봉 파손은 최근에 연이어 발생하는 사고인데 핵연료봉 제조 기술을 국산화한다고 하면서 7가지 설계를 변경해서 제조·사용하고 있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 지 의심스럽다.
 
○ 작년에 발생한 영광 5호기 핵연료봉 결함은 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가동했고 한 달만에 다시 문제가 발생해서 원자로를 세워야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뒤 영광 4호기 핵연료봉은 파손된 채 발견된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와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문제의 원인을 확인하지 못한 채 가동을 강행하는 안전 불감증에 빠져있다. 핵연료봉 파손은 방사성물질의 농도 증가 외에도 열전달완충판 이탈과 같은 부품으로 인한 원자로 손상에 더해 심각한 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는 일이다.
 
○ 원자로 시설의 국산화는 자동차 부품 국산화와 같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방사성물질의 누출을 넘어서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일이다. 환경연합은 사업자와 규제기관의 안전 불감증에 깊은 우려를 보내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핵연료 국산화 과정에서 변경된 내용과 이의 안전성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라.
 
둘째, 열전달완충판 이탈의 원인분석에 있어 오류가 확인되었다. 이탈 원인을 다시 조사하라.
 
셋째, 한국형원자로와 핵연료 국산화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전까지 한국형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라.

 
2009년 10월 20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석봉, 이시재, 지영선 사무총장 김종남
 
문의 | 환경운동연합 미래기획팀 양이원영 부장(yangwy@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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