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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교육

나무 심기? 텃밭 가꾸거나 종이 아껴도 숲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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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맑은 공기와 휴식을 누리고 싶으면 어디로 가세요? 15분 걸어서 갈 만한 공원이나 작은 숲이라도 있나요? 우리가 도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숲이 많지 않을텐데요, 특히 숲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점점 그 중요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건물 옥상과 같은 짜투리 공간에 조성된 텃밭은 도시인들에게 휴식과 나눔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사진=서울시 제공


나무는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얼마나 중요할까요?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라는 것이 땅 속에 있던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이 연료들은 공통적으로 탄소를 가지고 있는데, 불에 타면서 이산화탄소를 내뿜게 됩니다. 이렇게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마치 여름철에 담요를 덮은 것과 같이 지구에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 하게 되는 것이죠.


나무는 이와는 반대로 작용합니다. 나무와 같은 식물은 광합성을 하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탄소로 바꿉니다. 탄소는 나무에 저장되고 산소는 공기로 돌려보내죠. 이렇게 식물에 저장된 탄소는 뿌리를 통하거나, 나뭇잎과 나무가 죽어서 분해될 때 토양으로 이동합니다.


그러니까 숲을 포함한 지구의 식물은 결국 ‘탄소 저장고’로서 역할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오늘날 세계 식물과 토양은 2조3천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가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적절히 숲을 가꾸면 지금의 온난화는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나무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거꾸로 온난화 때문에 나무 생태계도 영향을 받고 있나요?


네, 기후가 더워지면서 한국에서도 나무의 수종 분포가 변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무들은 기온이 낮은 북방이나 고지대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런데 나무가 증식을 통해 이동하는 속도는 온난화로 기온대가 움직이는 속도를 못 따라갑니다.


나무는 일 년에 평균 250미터를 이동할 수 있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예측한 기후대의 북상 속도는 1500~5500미터로 훨씬 빠릅니다. 자작나무와 소나무와 같이 비교적 이동 속도가 빠른 수종을 제외하면, 기후변화 속도를 완전히 뛰어넘지는 힘들 것이란 의미입니다. 게다가 도시에 의해 숲이 단절된 지역에서는 이동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한대 지역에서 서식하던 나무가 온대 지역의 나무에 자리를 내주는 현상도 일어나는데요, 환경부에 따르면 한라산의 대표적인 한대성 침엽수인 구상나무숲이 1967년에서 2003년 사이에 34%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라산의 1000미터 이상 되는 지대에서 구상나무숲이 1960년대에는 전체 면적의 30%를 차지했지만, 이제는 19%로 크게 줄었습니다. 반면 침엽수와 활엽수가 뒤섞인 혼효림은 7% 늘어났습니다. 구상나무가 말라죽은 틈으로 온대활엽수인 물참나무가 빠르게 침입한 결과입니다.


구상나무숲이 줄어들고 활엽수가 늘어났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나무의 수종이 바뀌는 이런 현상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있나요?


하나의 예를 든 것인데요, 궁극적으로 기후변화로 생물다양성이 줄어드는 문제입니다. 인류를 비롯한 몇몇 생물들은 기온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극지에서 열대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대다수 생물종은 특정한 기온에서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온난화로 지구 기온이 상승했을 때 새로운 기후에 대한 생물들의 반응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자신이 살던 기온과 비슷한 서식 조건을 찾아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여 생존을 계속하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멸종의 길을 걷는 것이죠.


남극이나 북극에서 지구온난화로 북극곰이나 펭귄의 생존이 위협 받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졌구요,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에 적응하여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할 수 없는 많은 생물종이 멸종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매우 안정적이고 조화롭게 유지되던 생태계에서 생물종이 일부만 사라져도, 먹이사슬에 단절을 불러와 전체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나무를 심는 날짜도 더 앞당겨야 한다는 소리도 있는데요?


지구온난화는 서울에서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서울 지역의 기온은 2.4도 올랐는데요, 지구 평균의 기온 상승에 비해 3배나 높은 수준입니다.


1946년 제정된 4월5일 식목일은 애초 겨울철 얼었던 땅이 녹는 시기에 맞춰졌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경우 과거에 평균 8도였던 식목일의 기온이 최근에는 11도로, 지난 80년 동안 식목일의 평균 기온이 무려 3도 가까이 올랐습니다. 날짜로는, 8일 정도 날짜를 더 앞당겨 나무를 심어야 하는 변화입니다.


실제로 변화된 기후에 맞춰 식목일의 날짜를 조정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정부가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식목일의 상징성을 고려해 현재 날짜를 유지하자는 방안으로 결정됐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정해진 식목일보다 일찍 나무를 심는 게 일반화됐습니다. 관공서는 물론이고, 환경단체에서도 ‘온난화 식목일’이란 이름으로 1주일이나 2주일 일찍 나무를 심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숲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로 무엇이 있을까요?


버려진 땅에 나무를 심어볼 수 있습니다. 가족과 같이 주말에 나무를 심어도 좋구요, 접근하기 좋은 장소를 골라야 계속 관리하기도 쉽습니다.


나무 심기가 어렵다면, 텃밭을 가꾸는 것도 좋습니다. 집이나 가까운 텃밭을 이용하면 되는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채소부터 시작하면 흥미도 생기고 직접 수확해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옥상이나 베란다와 같은 곳이 짜투리 공간처럼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냥 내버려두기 보다는 텃밭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이어야 하구요, 공간이 마땅치 않으면 상자텃밭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종이를 아끼는 것도 결국 숲을 보호하는 일입니다. 휴지 대신에 손수건을 사용하고, 키친타월 대신 행주 사용 습관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뜯어보지 않고 버리는 우편물이 계속 배달되면, 귀찮더라도 보내지 말라고 알려주면 우편물이 낭비되지 않겠구요.


또 마트에 갈 때 종이가방이나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챙겨가면 봉투 값도 아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YTN 웨더의 '뉴스 속 날씨' 방송을 위해 문답 형식으로 작성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이지언/서울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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