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탄소 비용 일부 반영됐지만, 탈석탄 효과 미미
환경운동연합 “환경비용 현실화, 석탄발전 총량 감축제 도입” 촉구
발전 단가에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비용을 반영하는 ‘환경급전’ 제도가 시행된 지 3년을 맞았지만, 환경비용이 석탄발전의 발전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가 채 되지 않아 ‘탈석탄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현행 제도로는 탄소중립과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석탄발전 감축 이행에 한계가 있다면서 환경비용 현실화와 석탄발전 총량 감축제 도입을 촉구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석탄발전의 평균 열량단가는 7월 기준 Gcal당 50,899원으로, 이 중 환경열량단가 224원과 배출권열량단가 1,131원에 해당하는 비중은 2.7%로 나타났다. 2019년 8월부터 환경열량단가가 처음 반영됐고, 올해 1월 추가로 배출권열량단가가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환경비용이 석탄발전 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은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환경열량단가’는 대기오염물질 저감 비용, ‘배출권열량단가’는 온실가스 비용을 각각 반영한 것이다. 열량단가는 전력시장 운영기관인 전력거래소가 각 발전소별 급전 순위를 결정하기 위해 산정하는 기준이다.
LNG발전의 경우, 환경비용이 발전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0.5%로 나타났다. 석탄발전에 부과되는 환경비용이 LNG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만, 이 수준의 환경비용으로는 석탄발전 감축을 유도하는 효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석탄발전 열량단가는 LNG 열량단가와 2배 가량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추세다.
환경급전은 2017년 전기사업법 개정 이후, 2019년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명시되고 세부 운영 규칙이 개정돼 시행 3년을 맞았다. 환경운동연합이 환경급전 제도 도입 3년간의 이행 평가를 위해 전력거래소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환경비용의 반영 수준이 미미해 환경급전이 제도 도입 취지를 실제로 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초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로 인한 화석연료 가격이 상승한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환경급전 효과가 무색한 것이다.
석탄발전이 국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5.6%, 2021년 34.3%에 이어 올해 6월 기준 32.7%로 소폭 하향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최대 발전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석탄발전에 이어 발전 비중은 원전 30.9%, 가스 26.3%, 신재생 8.9%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부터 2024년까지 총 4,180MW 규모의 강릉, 삼척 석탄발전소가 예정대로 준공된다면, 석탄발전 비중은 다시 올라갈 전망이다.
현행 환경급전에 따라 적용되는 환경비용의 수준은 연구기관이 산정한 외부비용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2018년 조세재정연구원이 에너지원별 환경피해비용을 추정한 결과를 보면 석탄발전의 환경비용은 kg당 176.3원으로 평가됐다. 이를 열량단가로 환산해 현행 환경급전 수준과 비교하면, 총 환경비용 중 반영되는 수준은 4.6% 수준에 불과했다. 석탄발전에 대한 환경 과세 수준이 매우 낮다는 의미다.
환경운동연합은 기후위기와 화석연료 의존에 따른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려면 2030년까지 석탄발전 폐지와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이 요구되지만, 현행 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환 부문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현행 10%에서 100%로 상향하는 등 환경비용을 현실화하는 한편, 석탄발전 총량 감축제를 도입해 현재 자발적으로 시행 중인 ‘석탄발전 상한제’를 민간까지 포괄해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