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어느 언덕 돌아다니다가 철조망에 비싼 청바지 찢어졌던 기억이 불현듯 썸네일형 리스트형 휴지통에 버렸다 꺼낸 기억(3) 새벽의 황당한 산책 사진 파일에는 촬영된 날짜와 시각이 저장돼있다. 2009년 4월 22일 오전 5시52분. 나는 여수의 이름 모를 곳을 걷고 있었다. 내가 왜 그때 그곳에 있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당시 찍었던 이 날것의 사진을 보면 새벽 그곳의 황량하고 고독한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너무 일찍 왔구나'하면서 생면부지의 마을에서 멈출 줄을 몰라 그냥 아무데나 걷고 있었다. 이보다 더 무료할 수는 없었다. 심지어 출렁이는 바다도, 세검정 마을 어귀에서 죽은 척 잠든 개도 무료해보였다... 여수에서 보낸 한때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