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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단열주택 도전기

내가 배운 생태건축 “새나가는 에너지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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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배운 생태건축, 첫 번째

Passive house “새나가는 에너지를 잡아라”

에너지전환 회원들이 지은 패시브하우스


패시브하우스는 에너지 소비가 적은 건물로 기존건물에 비해 에너지소비량이 10분의 1 정도이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 쓰거나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동적’(passive)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이번에 우리가 방문한 곳은 풀뿌리 시민단체인 ‘에너지전환’ 회원들이 충남 홍성에 직접 지은 7평 남짓한 작은 패시브하우스이다. 여름에는 밖의 온도보다 2~3도 가량 낮고, 겨울에는 방바닥의 냉기만 없다면 별도의 난방장치를 하지 않아도 지낼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밀폐와 단열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삼중창을 달고,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은박테이프를 꼼꼼하게 붙이는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온수는 태양열을 이용하는 한편, 쾌적한 공기를 유지하기 위해 열교환기를 통해 환기를 시킨다.

패시브하우스 내부


우리가 간 날은 강한 햇살만 빼면 그렇게 더운 날은 아니어서 패시브하우스의 실내온도와 바깥온도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없었지만 내부 벽면에서 풍기는 향긋한 나무냄새는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었다.

세계적으로 1차 에너지 소비의 40%가 건물에 사용되며 그 중에서도 냉난방에너지 소비가 6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패시브하우스가 지속가능한 생태건축의 해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배운 생태건축, 두 번째

홍성 문당리마을 “생태건축은 생태적 생활과 함께”

헌책방 느티나무 입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태마을인 홍성 문당리마을에는 농업전문학교인 풀무학교가 있고, 이곳의 많은 졸업생들은 마을에 남아 완전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덕에 문당리마을은 현재 아시아 최대의 오리농법(오리가 벼 사이를 누비며 잡초와 벌레를 먹고 그 오리의 분뇨는 벼의 양분이 되어 유기농쌀을 생산하는 방식) 농산지가 되었고, 풀무생활협동조합을 세워 내부적 경제순환체제를 세워나가고 있다.

우리는 풀무학교 정민철 선생님께 생태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마을의 집들을 미리 살펴본 후, ‘헌책방 느티나무’앞 평상에 옹기종기 앉았다.

벽두께만 사십 센티미터로 만든 흙집이며 나무집을 짓는 과정과, 각 재료에 따른 집의 장단점 등 기본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선생님의 명강의(!)가 시작되었다.

갓골 작은가게 앞마당


생태건축이 ‘사람 몸에 좋은 집’인지 아니면 ‘자연에 좋은 집’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문제의식도 심어주셨다. ‘사람 몸에 좋게 지은 집’의 재료들은 가끔 집짓기의 비용을 대폭 늘리거나 오히려 자연생태에 해를 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물론 ‘자연’의 입장에서도 생태적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집짓기의 재료와 방법을 생태적으로 함과 동시에 자신의 집 앞마당에 식물을 가꾸고 연못을 만드는 자연친화적인 생활방식을 꾸려나가는 것도 생태적 주거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참가자들 중에는 실제로 농촌으로 가서 생활하려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꽤 계셔서 귀촌(귀농)에 대한 실질적인 질문과 답변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내가 배운 생태건축, 세 번째

서천 산너울 마을 “우리마을은 생태건축의 모둠방”

산너울마을 전경 / 사진출처=산너울마을 홈페이지

산너울마을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공동체 마을’이라는 설명을 그대로 현실로 보여주는 곳이었다. 서천군·㈜이장·㈜자인건축이 뜻을 모으고 생태공동체에서 생활하길 희망하는 사람들이 함께 이뤄놓은 아기자기한 마을.

총 34가구로 이루어진 이 마을 주택의 지붕에는 한결같이 태양열(가구당 6㎡, 급탕에 이용)과 태양광시스템(가구당 3㎾, 전력공급)이 설치되어있다. 화석연료사용을 줄일 수 있는 구들방과 빗물로 화장실용수와 정원수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선택사항이다.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에너지는 모두 끌어 모은 노력이 엿보였다. 마을 가장자리에는 찜질방을 만들고 있었는데 이 역시 흙과 태양열을 이용한 것이다.

마을 내 주택모습 / 사진출처=산너울마을 홈페이지


황금성 이장님의 배려로 집 내부에도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우선은 따뜻한 별장같은 느낌에 모두들 감탄을 연발했다. 그러나 조금 더 꼼꼼히 살펴보면 싱크대 수도꼭지의 물은 발을 밟으면 나오게 만들어서 물 절약을 유도했고 단열이 잘 되는 창문을 설치하는 등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흔적들이 있다.

그림 같은 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웃으며 뛰어놀고, 할머니는 이번에는 뭘 심어볼까 하시면서 텃밭에 서서 고민 중이셨다. 아빠는 열심히 공부해서 거실과 연결된 데크를 뚝딱뚝딱 나무와 못질로 멋지게 만들어냈고, 할아버지는 온 동네를 제집처럼 돌아다니는 고양이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날, 오후 답사를 하는 동안 목격한 광경이 이러했으니 참가자들 중 누군들 이런 곳에 사는 꿈을 꾸지 않았을까.

글/사진=서울기후행동(CAP) http://cap.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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