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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단열주택 도전기

“서울에서 친환경 주택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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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생태 건축이 진행된다. 이론이 아니라 실제 이태원동에 있는 주택이 건축 진행과정에 있다. 건축주가 직접 환경운동연합에 자문을 의뢰했고 올해 초부터 ‘생태 단열 건축 도전’이란 이름으로 모임이 진행됐다. 에너지 절약 주택을 지은 경험을 가진 분들과 생태건축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논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긴 논의를 거치면서 생태건축이 일반인들에게 낯설지 않고 더 쉽게 받아들여지고 선택되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개인 주택을 놓고 실험하지만 최대한 진행 과정을 공개하기로 했다. 얼마 전 설계사 선정을 마친 회원이 소감을 보내왔다. <편집자>


설계사 선정을 마치고

올해 초에 집을 새로 짓겠다는 확실한 결정을 난 후, 시작은 모든 것의 불확실에서 시작되었다.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적인 다세대 주택을 짓자’라는 목표 이외에는 어디서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환경운동연합에서 친환경주택 건축을 위한 자문단을 구성해주었어도 머리는 텅 비어 있었다.

친환경 주택을 짓지 않는다 하더라도, 집을 개인이 짓는 것 자체가 꽤 어려운 일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몇 억의 돈을 한꺼번에 들여서 무언가를 하는 것은 부동산 거래 말고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아파트를 고를 때처럼 주변의 시세, 브랜드, 연수, 평형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 어디서도 실제 시장 정보를 구하기 어렵고 완성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사서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움의 시작이었다.

지난 2월 '생태 단열 건축 도전' 모임 참가자들이 이태원동에 있는 주택을 방문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소형 건축 시장의 매우 큰 왜곡은 평당 몇 백만 원이라는 시장기준가 자체였다. 이는 보통 업자라는 사람들이 건축주가 건축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엇이 그 가격을 결정하는지 도무지 알 방법이 없었다. 골조공사 얼마, 내/외장공사 얼마, 전기공사 얼마… 이렇게 나오면 이해가 쉬울텐데 말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책정해야 할 설계비가 시장에서는 보통 공짜로 거래되고 실제 설계비를 시공비에 묻어버리는 폐단이 일반적이다. 설계와 시공이 모두 부실해지고 건축주와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자문단으로부터 패시브하우스(이 용어를 한글로 바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듣는 순간 무슨 의미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라는 개념을 알게 되고, 나름 이쪽 분야에 이름 있는 곳에 설계를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는 아직 충분한 경험을 가진 업체들이 없고 이론적으로도 아직 체계화되지 않아서 각자 말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설계사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이었다. 그래서 경험은 적어도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는 설계사를 선택하자라고 방향을 바꾸고, 자문단을 통해 보완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열정 있는 설계사를 선택하였다.

설계사는 건축주가 꿈꾸는 집을 실제 가능하도록 진짜 그림을 그려주는 전문가이다. 선정에서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설계사와 건축주의 소통이 아닐까 싶다. 그래야 건축주의 생각을 도면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설계사는 건축 예술가이기도 하다. 건축주의 의견을 받아 아무 고민 없이 그리기보다 창조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다시 의견을 주고받고 개선하고… 그 과정에서 좋은 집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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