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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교통과 자전거

도로, 이거 좀 같이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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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어쩔 수 없이 자전거를 타고 보행로를 지나는 경우가 있다. 차로를 역주행하기보다 보행로를 이용하자는 생각에서다. 길이 넓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난감하다. 보행자와 부딪히지 않으려고 아슬아슬하게 지나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걷는 사람들이 자전거로부터 맞닥뜨릴 위협감을 생각하면 내가 자전거에서 내려서 보행속도로 맞춰 걷는 편이 맞다.

자전거가 차도로 내려가는 순간 보행자가 느꼈을 난처함을 겪는다. ‘자전거도 차다’는 구호가 이제 좀 알려졌나 싶은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이번엔 버스나 택시가 나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 심장이 쿵쿵. 그나마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자전거의 통행 우선순위가 더 이상 자동차 뒤로 밀리지 않게 된 사실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5월16일 서울환경연합과 자전거로출퇴근하는사람들 공동주최로 열린 자전거 먼저 캠페인. 사진=채수민


5월과 6월은 꽁꽁 묶어둔 자전거를 꺼내 다시 즐겨 타게 되는 계절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때는 자전거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끔 뉴스를 보면 헬멧 착용 등 자전거의 안전 주의를 강조하는 보도가 들린다. 정말 그렇다. 다만 자전거 이용자가 겪는 교통사고 대부분은 자동차와의 충돌이고, 여기서 대부분은 자동차 운전자의 책임이 더 크다. 과실을 따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신체적 피해는 고스란히 자전거 이용자의 몫이다.

지난 5월16일 서울환경연합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동호회와 ‘자전거 먼저’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은 자전거 타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자동차 운전자의 노력 역시 중요함을 강조한다. 자동차를 가끔이라도 운전한다면 캠페인 스티커를 자신의 차량에 붙여보면 어떨까. 그리고 자신에게 한 번 상기시키는 것이다.

‘자전거도 차도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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