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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보팔 참사 25년만에 유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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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보팔(Bhopal) 시에서 1984년 발생한 공장 가스 유출로 수천 명이 사망한 참사에 대해 법원이 8명의 책임자에게 2년 구속형을 판결했다.

이번 유죄 판결은 유니온 카바이드 사 공장에서 일어난 사상 최악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이후 최초다.

당시 공장 책임자였던 여덟 명의 인도인 관계자들은 "과실 치사"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중 한 명은 이미 사망했다.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해 인권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너무 늦었을 뿐더러 너무 가볍다"고 말했다.

'배신'

1984년 12월 3일 메틸 이소시안산염이라는 유독 가스 40톤이 유니온 카바이드 살충제 공장으로부터 유출돼 보팔 시 빈민가로 퍼졌다.

분석 
Soutik Biswas
수틱 비스워스, BBC 뉴스, 인도(델리)

20년 전 세계 최악의 산업재해 이후 관련자들이 마침내 법적인 책임성을 부여받게 됐다.

하지만 희생자들을 지원해왔던 인권 시민단체들은 판결에 대해 공정적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수천 명을 죽인 참사의 책임에 유죄를 받은 이들에게 내려진 2년 징역형이 더디기만 한 형법제도와 조사당국의 폐해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활동가들은 주요 피의자인 전 유니온 카바이드 회장 워렌 앤더슨이 재판에 서길 요구한다. 인도 법원은 2003년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지금까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사고 발생 며칠 뒤 3500명이 사망했고 이후 수년에 걸쳐 사망자수는 15,000명을 넘어섰다고 인도 정부는 전하고 있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사망자수를 25,000명 정도로 추산하면서 유독 가스의 끔찍한 영향이 오늘날까지 지속된다고 말했다.

이전 살충제 공장 부지는 현재 방치된 상태다. 부지는 1998년 마드야 쁘라데쉬 주 정부에 의해 인수됐지만, 환경 활동가들은 독성이 여전히 현장에 발견된다고 말했다.

일곱 명의 전 유니온 카바이드 인도지부 임원들 중 몇몇은 70대에 접어들었고 각자 10만 루피(2,125달러)의 벌금형을 부여받았다.

당시 미국 소재 유니온 카바이드 본사 회장 워렌 앤더슨은 법원에 의해 피의자로 지목됐고 이후 "도주"로 선언됐지만, 월요일 판결에서 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보상

가스 유출 피해자들을 지원해오던 인권 시민단체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판례다. 참사가 마치 교통사고처럼 처리됐다. 이는 사법적 참사이며 [인도 국민들에 대한] 정부의 배신이다"고 활동가 사티나스 사랑기가 말했다.

라시다 비 보팔 가스 여성노동자 단체의 사무총장은 뉴스 에이전시 AFP에 "개인과 기업을 포함한 책임자들이 모범적인 방식으로 처벌을 받아야 보팔에서의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팔 참사 사망자수
Men carry children blinded by the gas leak in Bhopal. Photo: December 1984
초기 사망자(12월3~6일): 3천명 이상 - 공식통계
비공식 초기 사망자수 통계: 7천~8천명
현재까지 총 사망자수: 1만5천명
피해자수: 약 60만 명
보상액: 유니온 카바이드 사가 1989년 4억7천만 달러를 지불

출처: 인도 대법원, 마드야 쁘라데쉬 정부, 인도 의료연구위원회

1987년 이후 십수 명의 판사가 이 형사 사건에 대한 공판을 진행해왔고, 인도의 핵심 수사기관인 중앙수사국(CBI)은 12명에 대해 "살인에 해당하지 않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이는 최고 10년 징역형에 해당한다.

하지만 인도 대법원은 유죄일 경우 최고 2년 징역형에 해당하는 "과실치사"로 1996년 혐의를 낮췄다.

활동가들은 보팔 참사로 인해 기형출산과 발육결핍뿐 아니라 암, 당뇨병, 여타 만성질환이 유아들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질환들은 가스 유출사고의 생존자들뿐만 아니라 수년이 지나 새로 태어난 아이들에게도 발병한다는 것이다.

20년 전 유니온 카바이드 사는 4억7천만 달러를 인도 정부에 보상금으로 지불했다. 1999년 이 기업을 인수한 다우 케미칼 사는 당시의 지불을 끝으로 현존하거나 향후에 있을 기업에 대한 모든 요구가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BBC 뉴스 'Bhopal trial: Eight convicted over India gas disaster'을 옮긴 기사입니다. 내용과 이미지 출처는 BBC 뉴스입니다. 번역=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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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읽기 | 우리가 '보팔'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지난해 12월3일 보팔에서 25년 전의 참사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항의집회가 열렸다. ©BBC News


- 보팔 참사 25주년 자료, 환경운동연합, 2009년 12월 2일
- [이슈] 삼성반도체 ‘발암성 물질’ 6종 사용 확인 (한겨레21, 8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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