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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원자로 건설비용 증가, 신용등급 하락… 신음하는 핵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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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 중이거나 계획된 다수의 신규 핵발전소 계획이 지연되거나 취소됐을 뿐 아니라, 핵발전소 건설 비용 증가 등으로 핵발전 분야 기업의 주식과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한 보고서 결과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6일 발간된 세계 핵산업동향보고서(The 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2012년판이 정리한 주요 결과 중 하나다.


올해 1982년부터 상업가동해 올해 30년 수명을 만료하는 월성1호기는 최근 수명연장의 안전성을 둘러싼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낳고 있다. 사진은 2011년 6월18일 그린피스와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건설 중인 신월성 핵발전소 앞바다에서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보트 시위를 벌이는 모습. 사진제공=사이먼 림(Simon Lim)/그린피스


20년 전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이 보고서의 이번 판은 경제위기와 후쿠시마 재앙, 재생가능에너지의 맹렬한 추격, 그리고 핵발전소 계획과 관리를 둘러싼 내부의 어려움들로 고난에 빠진 핵산업계의 상황을 보여준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2011년에 신규 운전에 들어간 원자로는 7기에 그친 반면 가동이 중단된 것은 19기에 이르렀다. 2012년 7월 5일 일본 오이 핵발전소에서 1기의 원자로가 재가동을 시작했고, 2주 안에 다른 1기도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내 다른 핵발전소의 경우 재가동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


• 4개국이 일정한 기간 내 핵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 핵 개발 계획의 도입 또는 재도입에 대해 최소 5개국이 거부했다.


• 불가리아와 일본에서 건설 중이던 2기의 핵발전소 계획이 취소됐다.


• 4개국에서 신규 핵발전소 건설 계획이 공식적으로 취소됐다. 전세계에서 건설 중이던 59기 중 최소 18기의 핵발전소에서 공사가 여러 해 동안 지연되고 있다. 이 중 41기의 건설 계획은 시작된 지 5년 이하이거나 예정 가동날짜 이전이라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건설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유럽형 가압원자로(EPR)의 건설 추정 비용은 지난 10년 사이 4배 증가했다(물가상승률을 보정하고도 말이다).


• 신용등급 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and Poor's)는 핵발전소 기업과 운영사에 대한 최근 5년간의 평가를 바탕으로 이 중 3분의 2에 대해 신용등급을 평가절하했다.


• 12개 핵발전 기업에 대한 평가 결과는 하나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영국 FTSE 100 지표(런던주식시장에 등록된 100개 기업에 대한 주식평가 지표로서, 기업의 번영세를 보여주기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다-편집자)보다 악화된 성과를 나타냈다고 보여준다. 세계 최대 핵발전소 운영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 주식의 가치는 82% 하락했다. 세계 최대 핵발전 시공업체인 아레바(AREVA) 주식의 가치도 88% 하락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 전세계의 재생에너지 투자는 2011년 2600억 미국달러에 달해, 2004년에 비해 거의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동안, 재생에너지 분야 총 누적 투자액은 1조 미국달러에 이르러, 1200억 달러 규모의 핵발전 투자결정액을 크게 웃돌았다.


• 2011년에도 전세계 핵발전 설치용량은 줄어들은 반면, 풍력 설치용량은 2011년 한 해에만 41기가와트(GW) 늘어났다. 중국의 경우 풍력과 태양광 설치용량은 지난 5년간 50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핵발전 용량이 1.5배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2000년 이후 유럽연합(EU) 내 핵발전 용량은 14기가와트 줄어들은 반면, 142GW 규모의 재생가능에너지가 설치돼 늘어난 천연가스 설치용량인 116GW에 비해 18% 많았다.


• 독일의 경우, 최초로 재생에너지가 갈탄 다음으로 최고의 생산량을 나타내, 석탄과 핵발전 그리고 천연가스를 앞섰다. 이로써 독일의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량은 프랑스 핵발전량의 29%에 상응하게 됐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안토니 프로갓은 "핵발전 시장은 매년 줄어드는 반면,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재생에너지 순조로운 확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분야가 넓은 재생에너지에 비해 핵발전 기술은 보다 비싸져 이런 경향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필자인 마이클 슈나이더는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이 핵산업계의 유일한 생존전략처럼 보여져 안전성을 둘러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무엇보다도 계속 늘어나는 수명만료 시설을 계속해서 가동하려는 핵발전 운영사의 가중되는 압력으로부터 핵안전당국이 어느 정도로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이지언


보고서 다운로드

http://www.worldnuclearrepo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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