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기후변화 5차 보고서 발표


지난해 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필리핀 한 해안가 마을의 주택들이 파괴됐다. 사진=Dan Kitwood/Getty Images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극빈층에게 심각한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은 기후 과학자들이 새롭게 내놓은 보고서에서 재차 확인됐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지난해부터 올해 이번달까지 발표하는 총 3편의 연속 평가보고서가 그것이다.


분야별로 3개의 실무그룹이 각각 작성한 이들 보고서는 올해 10월 종합보고서로 최종 정리될 예정이다. 이번 평가보고서는 5차 보고서로서, 1990년 1차 보고서가 나온 뒤로 이후 6~7년마다 발표됐다.


지난해 9월에 발표된 첫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과학적 근거를 다뤘고,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았다:


◇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더욱 늘어나고,

◇ 기온 상승 폭이 커질수록 이상기후도 더욱 심해질 것이며,

◇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선 탄소 배출량(특히 화석연료)을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


이 요약 보고서는 영문 원본(PDF 다운로드)이나 한국 기상청이 번역한 자료(링크)로 읽을 수 있다.


두 번째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영향과 적응 그리고 취약성 분야를 다루고 있고, 올해 3월 31일 발표됐다. 이 보고서에는,


◇ 가난한 인구가 기후변화의 피해에 가장 취약하며, 식량안보 감소, 해수면 상승, 건강영향 그리고 이상기후로 인해 위협이 더 커지고,

◇ 빈곤 해결은 더 미뤄질 것이며,

◇ 위협 받는 생태계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10가지 환경 불평등


기후변화는 곧 환경 불평등 문제이지만, 이는 종종 무시되어 왔다. 가난할수록 기후변화의 피해를 크게 받지만, 정작 문제를 일으킨 책임성은 낮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이번 IPCC 보고서에서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지난 3월 31일 발표된 실무그룹2 보고서의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Summary for Policy Makers)에서 환경 불평등에 관한 내용을 발췌했다.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이 발췌한 문서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번역해 옮긴다.


1. 불평등 인구가 기후변화에 더 취약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그리고 제도적으로 주변화된 집단일수록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이렇게 취약성이 높은 원인은 하나라기보다는 상호 교차하는 사회적 과정이 사회경제적 지위와 수입에서의 불평등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 극빈층이 받는 피해가 가장 심각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빈곤 가구에게 생계수단, 곡물 수확량의 감소 그리고 주택의 붕괴를 통해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식량가격 상승과 식량안보 문제로 간적접인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


3. 극단기후와 빈곤

“최근 폭염, 가뭄, 홍수, 태풍, 들불과 같은 극단기후에 일부 생태계와 인류사회는 심각한 취약성에 놓여있다.”

“폭염, 폭우, 홍수와 연안 침수, 산사태, 대기오염, 가뭄, 물 부족 문제는 도시에서 인명, 자산, 경제, 생태계에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사회기반시설과 제도가 갖추어지지 않거나 열악한 주택에 거주하는 집단에게 피해는 가중된다.”

“폭염, 폭우, 해안 침식과 같은 이상기후 현상에 의한 기후변화의 위험성은 1도의 기온 상승(산업화 이전보다 1.8도 상승)만으로 이미 일반적이거나 높은 수준이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은 발전 수준을 불문하고 모든 국가에서 불균등하게 분산되며 일반적으로 빈곤한 인구와 공동체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4. 향후 식량안보

(이미) “기후변화는 밀과 옥수수의 세계 총 수확량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기록해왔다.”

“한편 기후변화가 심각해질수록 "온난화, 홍수, 강수량 변동(가뭄이나 폭우)으로 인한 식량안보의 위기와 식량체계의 실패가 특히 도시와 농촌의 빈곤층에게 나타난다.”

“열대와 온대 지역에서 기후변화의 적응 대책이 없이 지역의 기온이 20세기 후반에 비해 2도 이상 상승할 경우 주요 곡물(밀, 쌀, 옥수수)의 수확량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지역에게는 이로울 수도 있다.”


5. 농촌에 대한 위협

기후변화가 심화되면 “식수와 관개용수에 대한 접근성과 농업 수확량의 감소에 따라 농촌의 생계수단이 줄어들고, 이는 특히 반(半)건조 지역의 소자본 농민과 목축업자에게 두드러진다.”


6. 건강영향

“예측되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번 세기 중반까지는 주로 기존의 질병 문제가 악화돼 건강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다. 기후변화가 없는 상황과 비교했을 때, 21세기 동안 기후변화는 여러 지역, 특히 저소득의 개발도상국에서 질병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 어업 공동체

“특히 열대와 극 지방의 어업 공동체의 경우, 기후변화에 따라 해안과 연안 생태계 그리고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해양 생계수단을 제공해주던 생태계의 재화와 서비스 기능이 축소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8. 해수면 상승

“태풍, 연안 침수, 해수면 상승에 따라 고도가 낮은 해안지역과 군소도서 국가에서의 사망과 부상, 질병 그리고 생계활동의 피해 위험성.”


9. 폭염

“폭염 기간 동안 도시의 취약집단과 도시나 농촌의 야외 작업자의 사망과 질병 위험성.”


10. 빈곤 해결의 지연

“21세기 동안, 기후변화 영향은 경제성장을 둔화시켜 빈곤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식량안보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특히 도시나 빈곤이 집중된 지역에서 또 다른 빈곤의 덫을 만들 것이다.”


기후변화 완화 분야를 다루는 세 번째 보고서는 이번달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세계가 선택 가능한 여러사회경제적 경로를 담게 된다. 이런 경로를 통해서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보다 최대 2도로 제한할 수 있다고 제시하는 것이다. 이들 경로는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심각한 경제적 불평등으로 특징되는 현재의 경로와는 크게 다른 방향을 의미한다. 탄소 배출량 감축뿐 아니라 사회와 경제 구조에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WRITTEN BY
언늬
블로그 문의 jiean.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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