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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유머 코드가 통하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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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 에너지 실험실' 웹사이트 화면 갈무리


#머리 끝까지 보호장구를 착용한 남자가 의기양양해하며 말한다. “일터나 거주지로서, 핵발전소만큼 안전한 곳은 없죠. 아, 물론 몇 차례의 멜트다운 사고가 발생하긴 했었지만, 뜻밖의 상황만 아니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죠.”


옆 화면에서 음성이 흘러나온다. ‘심각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필요한 핵발전소는 지금의 최소 3배 이상으로 늘어나야 하는데, 이는 사고 발생 확률을 높이며…’ 당황한 남자는 황급히 음성을 가로막으며 “확률을 떠나서 말이죠, 어쨌든 기후변화가 훨씬 위험하죠. 사고 확률이 ‘제로’인 에너지원이 없는 한 말이에요.”


다시 화면의 음성이 말한다. ‘태양에너지, 풍력…’ 남자는 애써 무시하며 능청스럽게 자리를 피한다.

 

풍자와 유머로 가득한 ‘에너지 실험실(Epic Energy Labs)’ 웹사이트(makenuclearhistory.org)에서 볼 수 있는 한 장면이다. ‘지구의 벗’을 비롯한 미국 5개 환경단체가 공동 제작한 이 웹사이트는 핵에너지를 기후변화의 대안으로서 슬쩍 밀어넣으려는 핵산업계의 논리를 유쾌한 서사극 형식으로 비틀어 꼬집는다.


각각 핵발전과 화석연료 그리고 재생에너지를 각각 대표하는 세 명의 등장인물을 따라가며 에너지 선택에 따른 미래 사회를 상상하게 만든다.


미국 오바마 정부에게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탈핵을 추구하도록 요구하는 캠페인도 접할 수 있다. 대화형 비디오가 웹사이트에 적용돼 로딩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재미를 앞세운 캠페인 방식은 우리가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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