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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교통과 자전거

[도로다이어트] 경복궁 외곽구간 자전거도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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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수송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퍼센트 이상이다. 도심 교통혼잡이 요구하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24조 6천 억 원, 2006년)과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염두에 둔다면,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비롯한 녹색교통수단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우리의 과제다.

자전거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5 킬로미터 이내와 같은 단거리를 이동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전거정책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교통정책의 그늘 속에서 일관성 없이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 자전거도로는 자전거 정책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생활권 자전거도로의 부족과 단절성, 자전거도로 설계 원칙의 부재, 안전을 위한 자전거도로 표지판 개발, 생태계와의 조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행복한 자전거길 만들기] 프로젝트는 올해 시민과 전문가를 비롯한 여러 목소리로 안전하고 생태적인 자전거도로의 대안
을 제안하고자 한다. [편집자]

경복궁 둘레에 자전거길 만들기가 한창이다. 지난해 서울시는 '도로다이어트(차로를 줄여 보행로와 자전거길을 확보하는 방식)'를 통해서 도심 내 207킬로미의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올해 완공될 경복궁 외곽노선을 비롯해, 2010년 대학로와 율곡로, 창경궁로까지 확대할 계획이 포함돼 있다.

△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자전거이용 활성화 마스터플랜' 중 도심구간 계획

지난 7월22일 서울환경운동연합 에너지팀이 공사 중인 경복궁 외곽노선을 미리 조사해봤다. 기존의 도로를 줄여서 자전거도로를 포장하고 연석으로 차로와 구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구간은 현재 경복궁 동쪽과 남쪽에 위치한 삼청동길과 율곡로 구간.

△ 경복궁 민속박물관 옆 삼청동길(위/가운데)과 반대차선의 모습(아래).

삼청동길의 경우 도로다이어트가 양차선 각각에 적용돼있고,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자전거 이용자들은 역주행할 필요가 없다. 삼청동길의 자전거길은 율곡로 구간까지 이어지는데, 안국동 사거리의 풍문여고 앞까지 한쪽 차선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자전거길은 율곡로를 따라서 광화문삼거리를 지나 경복궁역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 삼청동길에서 율곡로의 동쪽(위)과 서쪽(아래) 방향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

현장에 설치된 안내문에 따르면 이번 공사는 올해 10월 20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경복궁 외곽노선 자전거길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 구간에서 보완하거나 짚어볼 부분을 정리해봤다.

교차로에서의 직행
현재대로 율곡로를 따라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면, 자동차와 나란히 직행하지 못하고 삼청동길과 효자로 교차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만 한다. 우회전하는 자동차와의 사고 위험 때문에 이렇게 설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부자연스럽고 주행속도 역시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교차로에서 운전자들이 자전거도로에 대한 충분히 주의할 수 있게 디자인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구간은 자동차도로와 교차하는 지점이 많기 때문에, 이런 교차로마다 색상이나 재질의 차이를 부각한 자전거도로 표시를 해야한다. 자전거도로의 색상 표시의 경우, 교차로 구간에서 자동차도로와 다른 색상으로 구분해야 운전자들의 시각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오히려 반대로 되어있다(위의 사진). 자전거도로는 자전거 이용자뿐만 아니라 운전자를 고려해 디자인될 필요가 있다(아래 사진).



△ 신호체계가 없는 우회전 도로에서 파란색 표시가 된 자전거도로(위), 자동차도로와의 교차로에서 자전거 이용자의 통행우선권을 표시한 모습. 사진:ALTA


양방향 자전거길에 대한 검토
율곡로 자전거도로는 현재 경복궁 방향의 한 차선에만 설치돼 있는데, 폭이 넓다면 양방향 자전거도로로 디자인하는 선택사항을 신중히 고려해볼 수도 있다. 네덜란드의 자전거교통 디자인매뉴얼에 의하면, 첨두교통 시간대의 자전거 통행량이 시간당 50대 미만이라면 양방향 자전거도로의 폭을 2.4미터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물론 차로와 가까운 자전거도로는 자동차와 나란한 방향으로 해야한다.



△ 공사 중인 율곡로 자전거길(위)와 양방향 자전거길의 사례.

자동차와 오토바이 운전자들에 대한 교육과 규제
이번 구간은 색상과 낮은 연석의 구분을 통해 차로와 분리되고 있다. 하지만 조사 중 오토바이나 자동차가 자전거길로 침범하는 경우가 종종 목격됐다. 이런 부주의를 막기 위해선 표시를 통해 운전자들에게 자전거도로에 대한 시각효과를 높이는 방법과 동시에 경찰의 초기 규제가 요구된다.


△ 경복궁역 근처에 자전거도로 표지를 설치하는 모습. 운전자들의 눈길을 효과적으로 끌 수 있는 교차로와 같은 지점에서 설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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