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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울진 주민들, 그린피스-환경운동연합과 ‘핵 없는 한국’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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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에너지 확대를 폐기하고 재생가능에너지 투자 늘려야


6월20일, 울진 – “핵 없는 한국” 캠페인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과 그린피스의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오늘 울진 앞바다에 도착해 핵에너지 확대를 중단하는 대신에 재생가능에너지와 에너지효율 향상에 주력할 것을 한국 정부에게 요구했다. 울진에는 이미 가동 중인 6기에 더해 최소한 4기의 핵발전소가 추가로 들어서게 된다. 게다가 울진군은 근남면 산포리 일대에 신규 핵발전소 부지 지정까지 신청한 상태다. 

핵발전 시설이 울진 지역에 밀집되는 것과 관련해 ‘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고 싶은 울진사람들’의 홍경표 대표는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핵 단지화”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홍경표 대표는 “세상이 탈핵 선언을 하는 추세에 핵이 안전하다는 정부의 말을 담보로 언제까지 핵공포로부터 불안하게 살아야만 하는가. 울진은 정부가 약속한대로 더 이상 핵발전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핵에너지에 관해 우려하는 주민 40여 명이 레인보우 워리어호에 승선해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어서 울진 핵발전소 해상 앞에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하리 람미 그린피스 동아시아 핵 전문가는 “후쿠시마에서 보여지듯 핵 에너지는 대형사고가 나면 제어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울진 지역에 대규모 핵발전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 그는 “한국이 재생가능에너지와 에너지효율에 집중 투자한다면 신규 핵발전소를 지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하리 람미는 “한국에서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은 1% 이하로 매우 낮다.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은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에서 지분을 확보하기에 충분하다”면서도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족한 지원을 꼬집으며 “국제 재생가능에너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중에서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최하위인 30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4부터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은 1인당 에너지이용에서 모두 하향곡선을 나타낸 반면 한국의 에너지이용은 계속 상승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일본원전사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울진은 내 고향이다”고 먼저 운을 뗀 뒤에 “위험한지 알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곳이 고향이다”고 말했다.

김혜정 위원장은 “핵사고가 나면 죽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복구가 되지 않고 그 영향은 장기적이다. 후쿠시마의 경우, 발전소 반경 20-30킬로미터에서 ‘자발적 대피’한 주민들은 보상도 받지 못해 위험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돌아오고 있다”며 “핵발전 유치는 재앙으로 가는 길을 선택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영광, 고리, 월성, 영덕, 삼척과 마찬가지로 울진에서 추진되던 핵발전 확대정책은 후쿠시마 재앙을 계기로 핵 에너지 이용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후쿠시마 사고를 전후해 울진에서 실시된 일련의 여론조사에서는 신규 핵발전소 추가건설을 둘러싼 민심의 변화가 엿보인다.

지난 1월 울진군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규 핵발전소 건설부지의 유치에 찬성하는 울진군민은 92%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민단체 ‘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고 싶은 울진사람들’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인 4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같은 항목에 대해 찬성한 사람은 50.4%로 크게 줄었다. ‘핵발전소는 안전하지 않다’는 여론도 73.3%에 달했다. 당시 결과를 통해 시민단체에서는 1월 여론조사의 객관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한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신규 핵발전소 건설부지의 유치에 대한 여론이 역전됐다. <울진신문>은 ‘신규 핵발전소를 유치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62.3%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기자회견 이후 울진 주민들은 환경운동연합-그린피스와 함께 레인보우 워리어호로를 출발해 보트를 타고 울진 핵발전소 앞바다에서 신규 핵발전소 철회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린피스와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4일부터 영광을 시작으로 고리, 월성, 영덕, 울진 핵발전소 인근 해상을 항해하며 ‘핵 없는 한국’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다음날 새벽 강원도 삼척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글=이지언, 사진=사이먼 림/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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