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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석유 오염 "셸(Shell)이 책임져야"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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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의 석유 개발이 이루어지는 나이지리아 고이 지역 인근에서 농부인 에릭 두(Eric Dooh)가 원유로 뒤덮인 자신의 손을 내보이고 있다. 그는 다른 세 명의 농부들과 함께 석유 유출로 인한 피해에 대한 셸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 제공=Marten Van Dijl/지구의 벗


30일(현지 시각)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토양의 석유 오염과 관련해 농부들과 환경단체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네덜란드 법원이 석유기업 셸(Shell)의 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은 나이지리아의 이코트 아다 우도(Ikot Ada Udo) 지역에서 발생한 석유 유출로 인한 오염 피해에 대해 셸의 자회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소송을 제기한 국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은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하면서도, 고이(Goi)와 오루마(Oruma) 마을 등의 주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는 상반된 판결이 내려진 것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석유 유출로 피해를 입은 다섯 지역에 대한 혐의가 제기됐지만, 네 지역에 관한 소송은 기각됐다.


원고측과 지구의 벗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모 배시(Nnimmo Bassey) 지구의 벗 나이지리아 사무총장은 "(소송을 제기한) 농부들의 이번 승리는 다국적 기업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피해에 책임을 지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례를 남겼다"면서 "다른 지역들에서도 셸이 자행한 환경 파괴에 대해 대가를 치르도록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네 명의 농부들은 자기 지역에서 벌어진 석유 유출 오염에 대한 복구와 피해 보상 그리고 향후 재발 방지를 셸에게 요구해왔다.


수익은 챙기되 책임은 면제


셸의 석유 개발이 집중되는 니제르 델타(Niger Delta) 지역 주민들은 농업과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자연환경에 상당히 의존해왔다. 석유 산업계가 이 지역에서 개발을 시작하면서 농작물과 수자원뿐 아니라 생물다양성도 망가뜨렸다.


법원은 셸의 모회사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네달란드에 있는 셸의 국제 모회사인 로열더치셸(RDS)이 셸 나이지리아 자회사(SPDC)에 대해 일상적 권한을 행사하는지를 입증하는 증거가 공개되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다.


로열더치셸은 현재 나이지리아 자회사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연간 18억 유로로 추정되는 자회사의 수익금은 네덜란드에 저축돼 있다. 다만 현행 법률상 이런 증거만으로는 모회사의 법적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지구의 벗 네덜란드 사무소는 "우리 사법 체계는 해외 자회사로부터 오는 수익은 챙기면서도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로부터는 면제 받도록 허용하는 게 명백하다"면서 맹비난했다.


한편 셸은 법원의 판결을 애써 긍정적으로 해석하며 오염 원인의 책임성을 부정했다. 셸 나이지리아 자회사(SPDC)의 무튜 순모누(Mutiu Sunmonu) 상무이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석유 유출이 범죄 행위로 발생했다는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 오염은 니제르 델타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피해를 주는 문제다. 하지만 석유 오염 대부분은 절도나 불법 정유에서 비롯된다. 이는 주요한 환경적 경제적 피해와 니제르 델타가 짊어진 비극의 진짜 원인이다"고 언급했다.


법원은 세 지역 중 두 곳에서 석유 절도 행위가 연루됐다는 셸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손을 들어줬다. 원고 측은 셸에 의해 제시된 다수의 흐릿한 사진과 저화질 동영상 자료를 법원이 의심 없이 채택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구의 벗은 "설사 절도 행위가 연루됐다고 하더라도, 셸은 책임을 피할 수 없고 피해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면서, 관리 부실로 인한 석유 유출은 결국 셸이 책임 져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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