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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상/째깍째깍 기후위기

말레이시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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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법을 시행하길 포기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사람들로서 우리의 상황에 대해 고려해주길 바랄 뿐이다. 지금 그들에게 기후변화가 중요한 의제로 등장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죽 엥 자우, 지역개발 프로그램 책임자,
우마 바왕/숭가이 켈루안 공동체, 바람 강 구역, 사라왁 주

“갈색 메뚜기, 달팽이와 쥐를 비롯한 이 해충들은 변화하는 열대 우림 날씨에 적응해왔고, 살충제로부터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아는 것 같다. 계속된 열기와 폭우는 내 논에서 해충들이 번식하도록 만들고 있다."
하디 에다르, 쌀 농부, 세베랑 페라이 세라탄 지구, 페낭 주

취약한 주요 작물: 말레이시아 국내총생산(GDP)에서 비중이 두 번째로 큰 농업 역시 기후변화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1968년에서 2000년 사이 말레이시아의 평균 온도는 1°C 올랐다. 1°C씩 더 오를 때마다 말레이시아 곡물생산량은 9~10퍼센트씩 줄어들 것이다. 연간 평균온도(현재 26~28°C)가 31°C까지 오르면, 팜 오일 생산지의 12퍼센트가 사라지고, 고무 생산지의 15퍼센트가 불리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폭풍에 의한 해일은 연안 지역의 쌀 생산지에 이미 홍수를 반복적으로 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어, 2005년 12월 쌀 생산지역인 케다 주에서 수천 에이커에 달하는 논이 폭풍에 의해 해수에 잠겼다.

“벌채가 시작됐을 때 … 우린 음식과 생활을 숲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능력을 잃게 됐다. … 숲을 시원하게 유지시켜주는 나무가 없어 온도가 올랐고, 식물과 동물을 비롯한 생물다양성이 줄었으며, 몇몇 동물종이 사라졌다 …”
죽 엥 자우, 지역개발 프로그램 책임자
우마 바왕/성가이 켈루안 공동체, 바람 강 구역, 사라왁 주

숲 파괴가 기후변화를 부추기다: 다양한 열대우림과 풍부한 탄소를 함유한 이탄지(peatland) 숲은 말레이시아 대륙의 57퍼센트를 덮고 있다. 여기에 수십억 톤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지만, 목재와 개간을 위한 이런 숲의 빠른—때론 불법적인—파괴는 저장된 탄소를 온실가스로서 대기에 배출하면서 기후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산림개간의 다른 부정적인 영향은 광범위한 침식, 물길의 퇴적, 진흙사태, 돌발 홍수, 숲에 의존한 공동체 삶의 파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족인 오랑우탄에 대한 위협과 같은 생물다양성 저하를 포함한다. 사라왁에서 팜 오일 플랜테이션과 펄프와 종이 생산을 위한 수백 만 헥타르의 허가권 발행은 숲의 개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연안 지역에서, 맹그로브 숲은 결정적으로 물고기들에게 생장과 서식지를 제공하고 해수면 상승으로부터 연안 지역을 보호하는데, 대규모 수산양식 계획에 의해 대체되어 왔다.

적응

위로부터의 리더십 부족: 말레이시아는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위한 구체적이고 통합된 계획을 여전히 내놓지 않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재난 대응 계획은 보통 전국적인 재난이 발생한 이후에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계획이 당장 시급하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과 완화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기술위원회의 발표는 매우 시기적절하다. 2000년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된 1차 국가서한도 나름의 권고를 담았지만, 대부분 앞으로 더 조사해야 한다.

풀뿌리 행동: 경제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소수의 지역에서는 기후변화의 현실 앞에 놓인 삶에 적응하기 위해서 여기에 적힌 증언이 보여주듯 토착지식을 활용하고 있다. 당국의 도움이나 과학적 정보 없이 그들은 이렇게 하고 있다.

하디 에다르, 60대 쌀 농부, 페낭 주 성가이 아체 마을.

나는 아버지로부터 손일을 배운 뒤 지난 40년 동안 쌀농사를 지어왔다. 어릴 적부터 난 전통적인 방법으로 벼를 경작하는 법을 배웠지만, 1970년대 초 당국은 단기간에 좋은 결과를 내는 벼를 키우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다.

환경의 변화와 식물병의 증가로 요즘 그런 방법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살충제와 씨앗은 늘어나는 병충해를 당해내지 못 한다. 갈색 메뚜기, 달팽이와 쥐를 비롯한 이 해충들은 변화하는 열대 우림 날씨에 적응해왔고, 살충제로부터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아는 것 같다. 계속된 열기와 폭우는 나의 논에서 해충들이 번식하도록 만들고 있다.

난 ‘쩌둥’[역주: ‘마오쩌둥’] 법이라고 알려진 전통적인 방식으로 다시 바꿨다. 전통적인 방식이 해충을 상당히 막아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 방식은 물을 많이 쓰기 때문에, 논이 넘칠 정도로 비가 와도 곡물을 망가뜨리진 않을 것이다. 곡물이 수면보다 높게 자라기 때문이다…

논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토착 지식 덕분에 ‘쩌둥’ 방식은 많은 수확을 얻게 했는데, 물에 메기를 키워 갈색 메뚜기를 잡아먹게 하는 것이 그렇다. 또 트랙터 대신 물소에게 쟁기질을 맡긴다. 난 지렁이를 죽이지 않는 ‘파차카프야’라는 유기농 살충제를 쓰기도 하는데, 땅을 튼튼하게 유지시킨다. 정부가 전통적인 방식의 논 경작법을 재도입하길 촉구하고 싶다. 이미 징후를 보이고 있는 맹렬한 날씨에 대비할 수 있도록 농부들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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