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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노후원전 LOCK 페스티발] 우리 집이 위험하다 기타로 낼 수 있는 음색이 상당히 다채롭다. 손톱 끝으로 줄을 쭈욱 긁거나 한 줄씩 다듬어내는 소리가 흡사 가야금 같다가도 손바닥으로 몸통과 줄을 둔탁하게 두드리니 타악기다. 기타는 노래를 단지 받쳐주기 위한 반주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연주가 되었다. 그래서 자신을 싱어송라이터로 소개한 뮤지션 미정은 ‘기타리스트’로 불리는 편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그가 연주하는 을 들어보면 그렇다. 상당히 거친 스트로크 덕분인지, 마지막 곡을 연주하기 전에는 느슨해진 줄을 조율해야만 했다. 젊은이들로 몹시 붐비는 ‘불금’의 홍대 거리를 뚫고 찾아간 곳은 ‘나비나방’이었다. 계단을 내리가니 땅굴이나 벙커를 연상시키는 지하 세계가 숨어있었다. 드문드문 떨어진 촛불과 알전구만이 엷은 빛을 내며 어둠을 버티고 있었다. .. 더보기
‘안전’하다고만 하지 말고, 재앙에 대비하라! ‘1억년에 한 번 일어날 가능성’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이렇게 낮게 평가됐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할까. 원전은 안전하니까 크게 잘못될 일은 없다는 원전 산업계의 믿음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27년 전 체르노빌이 겪었던 끔찍한 참사는 극히 예외적인 사건이며 이제 원전의 위험은 거의 완벽한 통제 아래 놓여있다는 ‘자신감’마저 엿보인다. 하지만 2011년 3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만약 일본 후쿠시마가 아니라 한국의 부산 또는 경주였다면? 괜한 공포감이나 괴담을 퍼뜨리려는 의도는 아니다. 오히려 정부와 원전 업계 사이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이 시민들의 불안과 너무 먼 거리를 두고 있어 보인다. 한국의 원전을 운영하고 이를 관리 감독하는 당국의 현실 인식과 태도는 후쿠시마 사.. 더보기
운영비 급증, 재생에너지 맹추격… 설 곳 잃는 핵산업 2014년 ‘세계 핵산업 동향 보고서’ 분석 국가 주도의 강력한 정책에 따라 핵발전이 강세를 보이는 한국과 달리,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핵발전 산업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소 운영비용의 증가와 후쿠시마 재앙, 재생가능에너지의 맹렬한 추격으로 인해 핵발전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핵발전이 에너지 공급에서 담당하는 몫도 크게 줄어, 전력 비중의 17.6%로 최대치를 기록했던 1996년 이후 하향세를 보여 2013년 현재 10.8%로 나타냈다. 이는 지난 7월말 발표된 2014년판 ‘세계 핵산업 동향 보고서’가 담은 주요 내용이다. 이번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핵발전소 가동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 7월 기준, 31개국에서 가동 중인 핵발전소는 총 388기로.. 더보기
여론조사 결과 65.6% "원전 줄인다면 전기요금 더 내겠다" 60.4% "설계수명 지난 원전(고리1·월성1)은 수명연장하지 말아야"그래프로 보는 CBS노컷뉴스 여론조사 오늘자 는 "2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자동응답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1.0%는 원전을 줄이거나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는 오늘 원전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계획된 국회 지속가능발전 특위 회의에 맞춰 보도됐다. 아래는 CBS노컷뉴스의 여론조사 보도를 그래프로 바꿔서 정리했다(순서는 수정). "원전을 줄이고 친환경 발전소를 늘리기 위해서 전기요금을 더 부담할 의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23.8%가 '적극 동의', 41.8%가 '대체로 동의'한다고 답변한 반면 34.4%만이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전기요금 인.. 더보기
핵발전소 폐쇄? 미량의 방사능도 ‘무해’하다는데? 얼마 전 노원구청을 방문했다. 구청 옆에는 수백 톤의 방사능 폐기물이 2년 6개월 넘게 자리를 떠나지 못 하고 있었다. 주민들로선 방사능 문제로 지역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는 일이 좋을 리 없다. 그럼에도 방사능에 오염된 쓰레기가 서울시내 어딘가에 임시로 보관 중이란 사실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임에 틀림없다. 지난해 9월 SBS는 ‘방사능 아스팔트 280톤, 도심 공터에 방치’라는 제목으로 이 문제를 보도하기도 했다. 방사능 아스팔트로 기분이 좋지 않은 건 노원 주민뿐만이 아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12년 겨울 두 차례에 걸쳐 방사능 아스팔트의 일부를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으로 반입시키려고 했다가 강한 거부에 부딪혔다. 아직 완공도 되지 않은 방사성폐기물처리장에 주민 동의도 거치지 않고 폐기물을 반입하.. 더보기
“아이의 생존을 정부에 맡기지 마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절대 끝난 것이 아닙니다. 방사성 세슘은 600년 이상 독성이 사라지지 않죠. 우유나 녹차를 비롯한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해 정부가 방사능 오염을 조사해야 하지만, 그러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적 반핵운동가인 헬렌 캘디콧(사진)은 한국 청중을 향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래서 시민방사능감시센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의 한 손에는 체르노빌 핵 사고 이후 다리나 팔 없이 태어난 아이들의 사진이 들려있다. 호주 출신의 소아과 의사이자 노벨평화상의 수상 단체인 '사회적 책임을 위한 의사회(Physicians for Social Responsibility)'의 공동창립자인 캘디콧은 방사능의 의학적 위협을 전통적으로 무시해오던 정부와 핵 산업계의 독점적 해석에 맞서 시민들.. 더보기
원자로 건설비용 증가, 신용등급 하락… 신음하는 핵산업계 최근 건설 중이거나 계획된 다수의 신규 핵발전소 계획이 지연되거나 취소됐을 뿐 아니라, 핵발전소 건설 비용 증가 등으로 핵발전 분야 기업의 주식과 신용등급이 하락했다고 한 보고서 결과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 6일 발간된 세계 핵산업동향보고서(The 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2012년판이 정리한 주요 결과 중 하나다. 20년 전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이 보고서의 이번 판은 경제위기와 후쿠시마 재앙, 재생가능에너지의 맹렬한 추격, 그리고 핵발전소 계획과 관리를 둘러싼 내부의 어려움들로 고난에 빠진 핵산업계의 상황을 보여준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2011년에 신규 운전에 들어간 원자로는 7기에 그친 반면 가동이 중단된 것은 19기에 이르렀다. 2.. 더보기
급식에서 방사능 수산물 빼려는 용감한 엄마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나고 1년도 훨씬 지났지만 일본산 수입 식품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매우 높다. 지난 2월에 실시된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여론조사를 보면, 최근 1년 동안 일본산 식품의 구매를 꺼려왔다는 사람은 86%에 이르렀다. 이 중에서 “일본산 식품을 전혀 구매하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45.7%로 가장 높았다. 일본산 식품이 사실상 외면 받은 이유는 현재의 느슨한 방사능 검역 체계에 대한 강한 불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도 한국 정부는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지속해왔다. 검출된 방사능이 기준치 이하의 미량인데 ‘불분명한 근거로 특정 국가로부터 수입을 중단하면 통상마찰의 소지가 된다’는 해명이 반복됐다. 그럼에도 일본산 식품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거나.. 더보기